북극에 사는 에스키모는 왜 추위에 강한가. 그린란드에 사는 에스키모인 이누이트족이 추위를 잘 극복해 낼 수 있는 이유가 밝혀졌다.
이들은 1년에 절반을 영하의 추운 날씨에서 지낸다. 북극권에 사는 이들에게 영하의 추운 날씨는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다.
인류학자들은 혹한의 추위에 사는 그린란드의 이누이트 족이 극한의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생물학적으로 진화했는지를 궁금해 했다. 국제 학술지인 ‘분자생물과 진화’에 최근 발표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린란드에 사는 이누이트 족의 유전자 변이가 몸속에서 열을 내는 지방을 활성화시켜, 그들이 추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27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10만년전 현생 인류가 전세계로 퍼져나갈 때 그들은 이미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데니소바인이나 네안데르탈인과 이종 교배했다. UC버클리대의 통합생물학 교수인 라스무스 넬슨 교수는 “이종 교배로 인한 유전자 교환으로 현대 인류가 생소한 환경을 정복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닐슨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이전에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누이트 족에서 확인된 유전자 변이가 그들이 즐겨 먹는 고래나 물개, 물고기의 불포화 지방산을 대사 작용하는 것을 도왔다.
닐슨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누이트 족의 특별한 유전자 영역에 초점을 맞췄다. 이 유전자는 체내 지방이 온몸에 분포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들은 200명의 이누이트인들의 유전자를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그리고 다른 곳에 사는 현대인들과 비교했다. 놀랍게도 모든 이누이트인들은 특정 유전자 영역에서 유전적 변이가 발견됐다. 이누이트 족과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곳에 사는 현대인들과 같은 유전자 부위를 비교 했을 때 영역이 대부분 일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데니소바인과 비교했을 땐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고 닐슨 교수는 말했다.
이번에 확인된 유전자는 신생아에게 칼로리를 소모해 열을 발생시키는 갈색 지방을 활동하도록 명령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들은 비만 치료를 위해 갈색지방을 연구해 왔다.
닐슨 교수는 “이누이트 족들에서 나타난 유전자 변이가 추위에 적응하도록 더 많은 갈색 지방을 발현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이 변이는 거의 100%의 이누이트 족에서 존재하며, 이들로 인해 진화에서 이점을 챙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같은 변이를 남미나 동아시아인들로부터도 확인했다. 하지만 남미나 동아시아 어떤 곳에서도 그린란드처럼 자주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는 자연 선택이 추운 지역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닐슨 교수는 말했다.
단 하나의 데니소바 인의 유전자만 해독했기 때문에 현대인과 데니소바인을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과학자들은 4만년전에서 5만년전 사이에 인류와 데니소바인간의 이종 교배가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만,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데니소바인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현재 호주와 파푸아뉴기니에 살고 있다. 2년 전, 닐슨 박사와 다른 연구진들은 티베트인들에게서 새로운 데니소바 인 유전자를 찾았는데, 이 유전자는 고지대에서 산소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한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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