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에 휘말려 바람 잘 날 없는 삼성그룹이지만 올해 호실적을 거둔 삼성전자 CE(가전)부문 임원들은 “내년에는 더욱 고삐를 죄자”며 파이팅을 다짐했다.
20일 경기도 수원사업장에서 개최된 CE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는 최근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반영한 듯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기대 이상의 실적에 간간이 웃음꽃을 자아내는 모습도 연출됐다.
삼성 관계자는 “CE부문 국내외 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전체회의와 별도로 사업별, 지역별 세션 모임도 있었다”며 “올해의 성과에 대해 서로 격려하면서 내년에는 더욱 분발하자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갤럭시노트 7 발화와 단종으로 실적이 악화된 탓으로 다소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던 IM(핸드폰)부문 전략회의와는 온도차가 컸다.
TV, 세탁기, 냉장고 등을 담당하는 CE부문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된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1조2,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2.7%에서 6.4%로 껑충 뛸 것으로 보인다. 초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 윤부근(사진) 사장이 진행한 이날 전략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가 내세운 보호무역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영업과 지역별 상품개발 전략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인수한 고급 빌트인 제품인 ‘데이코’를 어떻게 북미지역에 안착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갔다. 이재용 부회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사물인터넷(IoT)과 가전제품을 서로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을 강조한 만큼 이에 대한 로드맵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 준비상황도 꼼꼼하게 체크했다. 삼성전자는 3세대 퀀텀닷(양자점) SUHD TV를 공개할 예정이다. 나노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을 적용해 일반 TV보다 5배 이상 정확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 10억개의 색을 구현할 수 있어 명암비 역시 기존 제품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을 이끄는 권오현 부회장 주재로 기흥사업장에서 전략회의를 갖는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시황에 대한 분석과 이 분야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하기 위한 제품 전략 등이 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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