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제품간 품질 차이가 줄어들면서 브랜드 경쟁을 우선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대기업과 당당히 승부 하려면 판로를 넓혀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베트남 등 해외로 수출 판로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즉석탕 전문점 프랜차이즈 등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9일 인천 계양구 모닝에버식품 본사에서 만난 심용수(39) 모닝에버식품 대표는 최근 제품에 만족하고 재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처럼 말했다. 모닝에버식품은 즉석탕·국 제품을 자체 브랜드인 ‘마더스스푼’이라는 이름으로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 6월 롯데백화점 강남점 상시 입점에 성공한 데 이어 이달에는 롯데마트 잠실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현재 삼계탕·갈비탕·육개장을 비롯한 14개 포장 제품과 16개 용기 제품 등 총 30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심 대표는 “화학조미료 대신 천연 조미료를 쓰고 맵거나 짜지 않게 제품을 구성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며 “규모가 아직 작은 편이기에 다품종 소량생산에 유리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모닝에버식품은 지난 2013년 설립됐지만 22년 업력의 중진 기업이라 볼 수 있다. 심 대표의 부모님이 1994년 중소기업 납품용 식품공장을 세운 것이 회사의 모태다. 당시에는 주로 삼계탕 등을 식당에서 재가공할 수 있는 포장 식품 형태로 중소 유통사에 납품하는 기업간거래(B2B) 형태를 띄었다.
1999년부터 부모님 일을 돕기 시작한 심 대표는 부친의 병환 이후 가업승계를 택하는 대신 기존 업체를 완전히 접고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다. 업계에서 인정받은 제품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되 업태와 유통채널을 완전히 바꾸려는 계산에서였다. HMR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바뀌면서 단가가 계속 낮아지자 B2B에만 의존한 방식으로는 존립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브랜드 없이 회사명만으로 백화점, 인천 소재 중소 마트 등의 문을 두드리던 모닝에버식품은 지난해 3월 유통회사 출신인 동생 심동영 팀장이 사업에 합류하면서 또다른 전환기를 맞았다. 심 팀장의 아이디어와 유통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마더스스푼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고 국내외 판로도 조금씩 열렸다.
심 대표는 “어머니가 아직도 양념을 직접 담당하고 동생은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가족기업”이라며 “거래처와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들깨탕·카레 등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메뉴를 지속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마더스스푼은 특히 올 6월 창업진흥원과 롯데마트가 진행한 ‘글로벌 청년창업&스타트업’ 2기에 선정되며 날개를 달았다. 지난 11월 3일부터 9일까지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열린 ‘청년 창업가 우수상품 대전’에서는 일주일간 야외 매대에서만 1,500만원 어치를 팔아 42개 참여 업체 가운데 1등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2등 업체의 두 배에 가까운 매출이었다.
내년부터는 베트남으로 수출도 본격화한다. 이미 중소기업중앙회와 코트라의 지원에 힘입어 현지 유통상과 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2월에는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을 통한 수출도 시작된다.
심 대표는 “롯데마트 배송·물류 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배송 지원과 롯데마트 베트남법인을 통한 수출 협력을 염두에 두고 관련 프로젝트에 지원했다”며 “현재 주거지역에 위치한 생산시설도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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