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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US 긴급 진단 ¦ 어려운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공화당 예비 후보 시절인 지난해 5월 미국 뉴햄프셔에서 열린 ‘공화당 리더십 서밋’에 참석해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6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요소.

도널드 J. 트럼프가 미합중국 제 45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경영으로 해결하라!(Manage This!)’라는 리더십 및 경영 칼럼을 연재하는 입장에서, 나는 대통령 당선인과 (필자 본인을 포함한) 모두가 이 문제를 어떤 경영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필자는 지난 25년간 경영 전문 언론인으로 일하면서 좋은 리더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완벽한 답은 아니지만 나름의 견해를 갖게 되었다. 바로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요소다. 이 요소들은 자유 세계의 지도자로부터 직원 10명짜리 벤처기업 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리더에게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자 또한 그가 증오하는 주류 언론의 일원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 글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 예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지난 대선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걸 증명한 만큼, 시도는 해 보기로 했다. 다음은 데이비드 레터맨 David Letterman *역주: 미국의 유명 TV 진행자 풍으로 작성한 리더의 다섯 가지 조건이다.

5. 겸손
‘CEO병’은 리더에게 흔한 병으로 전염성이 강하다. 모든 경영인이 이 병에 걸리지는 않지만,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유능함, 공정성, 겸손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도 이 병에 걸리곤 한다.

CEO병의 발병 원인은 지도자가 되는 순간부터 사람들이 지도자에게 더 이상 진실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리더가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라 해도, 휘하 직원들은 자신의 평판과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진실을 말하는 걸 주저하곤 한다. 이들은 대신 상사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한다. 토론에서 실제로 이겼든 졌든 “사장님이 승리했다”고 말하는 식이다.

이로 인해 겸손하지 않은 지도자-권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에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 자신이 지도자라는 이유 때문에 부하 직원들이 진실을 숨긴다곤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이 일을 잘 하고 있다고 믿게 된다.

겸손의 부재는 트럼프의 인격적 기반이다. 그는 미국을 “나만이 고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여성에 대해선 “나보다 더 여성을 존중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고, 장벽에 대해선 “거대한 벽을 세울 것이며, 그걸 나보다 더 진정으로 잘 해낼 사람은 없을 것” 이라고 했다. 하지만 종종 자리가 사람을 만들 때도 있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우리’ 라는 단어를 썼다. 희망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4. 증거에 기반한 확고한 의사결정
의사결정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든 의견을 듣는 자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 따윈 필요 없다는 듯 직접 선두에 서서 추진하는 리더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방식보다 더 중요한 건 결정의 내용이다. 효과적인 리더는 비교적 빠르게 결정을 내린다. 이들은 증거-증거는 반드시 필요하다-를 검토한 후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고, 그 후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내심 실수한 건 아닐까 걱정이 될 때에도, 이런 리더들은 지나치게 모호한 말을 하지 않는다. 이들은 경청하고 행동한다. 실수가 발견됐을 경우에는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 너무 오래 망설였다가 사람들로부터 리더의 능력을 의심받는 것보단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게 낫다는 것이 기자가 발견한 교훈이다.

트럼프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인 듯하다.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를 거쳐 간 관리자 수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행동에 앞서 반응하는 본능, 그리고 충동적 성향이 진짜 문제다.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3. 미래를 겁내지 말라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걱정이 많아진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그렇다. ‘일이 진행되는 방식’을 이해한 덕분에 최고 자리에 올라선 리더라면, 눈 앞에서 진행되는 거대한 변화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머무르고 싶은 충동이 그 누구보다 클 것이다.

이런 리더는 임기를 다 채울지는 몰라도, 유권자나 직원들이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도록 이끌지는 못한다. 좋은 지도자는 변화가 몰고 오는 두려움과 혼란을 이해하고, 이를 피해 숨지 않는다.

트럼프는 기존 제도의 혁파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미래를 두려워하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말을 통해 과거로의 회귀도 주장하고 있다.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2. 위만큼 아래를 보고 경영하라
이 문제는 어느 조직에서나 발견된다. 상사에게 아부를 떨어 관계를 구축하는 게 직장 내 인간관계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척 많다. 이런 사람들은 승진을 할 경우 부하 직원을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는 패배자 정도로 취급한다. 일견 이해는 간다. 그들이 승리했으니까.

그러나 하급 직원이나 중간 관리자의 기억력은 정말 놀라울 만큼 뛰어나다. 사람은 모욕당하거나 무시당한 기억을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다. 게다가 군, 기업, 정부를 막론하고 부하 직원들의 도움 없이 리더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성과자 퇴출 문제나 예산 삭감 현실화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리더는 결정을 내릴 때 휘하 직원도 동참시켜야 한다. 리더는 직원들을 존중하고, 서열상 아래에 있는 사람들도 전략 계획의 이행(혹은 폐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트럼프에겐 충성심 높은 핵심 참모들도 있지만, 폴 라이언 Paul Ryan 하원의장 같은 사람처럼 별로 그렇지 않은 새 협력자들도 있다. (윗사람과의 관계를 말할 상황은 아닌 만큼) 아랫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필자는 이 문제가 대통령으로서 트럼프가 가진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일 것이라 예측한다. 자신이 지휘해야 할 거대한 관료 집단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트럼프가 이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지 못한다면 그는 분명 실패할 것이다.

1. 마지막 리더십 요소 1위: 진정성
리더십의 관점에서 진정성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예전 미 대법원이 음란물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두고 말했던 것처럼, “보면 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진정성의 부재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좌절과 불만을 토로한 한 가지 원인도 진정성이었다.

정직은 진정성의 중요한 일부분이지만, 그 전부는 아니다. 진정성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진실함을 유지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이는 것이다. 부드럽거나 살갑지 않으면서도 그런 척하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투자은행에서 누구나 일하고 싶어하는 건 아니겠지만, 투자은행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 18시간씩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 개인의 선호 여부와 별개로, 이 문화는 나름의 진정성을 갖고 있다. 리더가 잘못된 의사 결정과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리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진정성에 해당된다.

수많은 사람들은 트럼프에게서 진정성과 정치적 올바름에 개의치 않는 자유분방함을 발견하고 지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분노는 진정성이 아니다. 자신의 과거 발언이나 현실 따위에 개의치 않고 무슨 말이건 내뱉는 시기가 지나면 결국 남는 게 무엇일까? 다행히 그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한다. 트럼프는 국민들로부터 ‘명령’을 받았다. 그에게 진정성을 보여줄 기회가 온 것이다. 성공한다면 그는 진정한 리더로 인정받을 것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JENNIFER REIN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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