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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문보다 무서운 건 노문(No Moon)]달이 없다면 지구는 목성같은지옥별...“내가 있어 생명이 있노라”

지구의 자전 안전핀 역할하는 위성 없다면

강해진 자기장에 태양에너지 막히고 낮시간 1/3로 줄어

최초 생물 남조류 광합성 저하돼 산소발생에 악조건

극지방은 수백년마다 바뀌고 대기엔 폭풍천지 ‘기상대재앙’

생명 태어났더라도 고등생물로 발달은 힘들어

약 45억년전 테이아라고 명명된 화성만한 크기의 천체가 지구로 날아왔다.(왼쪽 사진). 테이아와의 충돌로 지구 자전축(노란색 선)이 기울고 충격으로 지구 지각의 약 17%가 파편화돼 우주로 튕겨나갔다(오른쪽 사진). 이 파편들이 모여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이 됐다.




지난 11월 하순 달이 지구에 가장 근접하는 ‘슈퍼문’현상을 보이자 일각에선 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진 않았으나 슈퍼문이 뜰 무렵이면 지진이 발생했던 전례가 있던 탓이다. 이로 인해 달은 마치 재앙을 부르는 전조처럼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달이 없었다면 우리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과학자들은 목성과 같은 극한 환경의 별이 돼 생명 발달이 매우 힘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계를 지구 탄생 초기인 약 45억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당시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데 걸린 시간은 6~8시간였다. 자전속도가 현재의 24시간으로 느려진 것은 지구 초창기 탄생한 달의 인력이 지구를 잡아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만약 달이 없었다면 아마 지구의 자전 시간이 6~8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김경렬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명예교수는 블로그에서 밝혔다. 주류학설인 다이너모이론에 따르면 금속으로 구성된 지구 외핵은 지구 자전으로 대류를 해 이 과정에서 생긴 유도전류가 우리 행성의 자기장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전속도가 빨라지면 그만큼 외핵의 회전력 등도 빨라져 지구 자기장이 강해지게 된다. 현재보다 자기장이 강해지면 태양에너지(각종 전자기파와 하전입자들)가 한층 더 강하게 차단당해 지표와 해수면에 닿는 에너지량이 줄어든다. 여기에 더해 빠른 자전으로 낮의 길이가 현재보다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는 지구 최초의 생명체로 꼽히는 남조류(학술명 ‘시아노박테리아’)가 생명활동을 위한 광합성을 하는데 악조건이 된다. 초기지구 남조류의 광합성 활동이 저하되면 지구 대기엔 현재처럼 산소가 풍부해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구가 하루 8시간 이하로 빠르게 돌면 그 엄청난 자전속도로 인해 대기권은 온통 시속 수백㎞급의 폭풍들로 뒤덮이게 된다고 과학계는 보고 있다. 하루 10시간의 자전속도를 가진 목성의 대기가 실제로 이렇다.



달이 없다면 지구의 극지방과 적도가 수백년마다 수시로 바뀌는 기후대재앙도 초래된다. 이는 주류 학설인 대충돌이론으로 설명해볼 수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지구 생성 초기인 45억년경 지름 6,000㎞급의 거대한 천체가 날아와 우리 행성에 충돌했다. 테이아(Theia)로 이름 붙여진 이 천체와 부딪힌 충격으로 지구 지각의 17% 이상이 부서져 지구 주변의 우주에 흩어졌다. 이 파편들이 지구의 중력권에 묶여 마치 토성의 고리처럼 주위를 돌다가 서로 부딪히고 뭉치면서 달이 태어났다는 게 대충돌이론의 골자다. 당시 충돌로 지구의 자전축은 기울어졌으며 이후 지구 주위를 근접해 도는 달의 인력이 안전핀 역할을 해 기울어진 자전축의 각도가 23.4도로 일정하게 유지돼 왔다. 마크 리차드슨(Mark Richardson)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부교수는 “달은 자전축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달이 없다면 지구는 목성처럼 됐을 것이다. 목성의 자전축은 적게는 15도에서 많게는 75~80도 가량 틀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낮은 태양에너지와 산소농도, 요동치는 대기환경과 기후대재앙은 생명탄생 가능성을 저해한다. 이런 악조건에서 가까스로 생명이 발생했더라도 높은 에너지를 소모할 뿐 아니라 환경변화 적응이 더딘 고등생물로의 진화는 어려워 지구엔 박테리아 등과 같은 원시생물들이 주류를 이뤘을 것이라고 과학계는 보고 있다. 태양계에는 각각의 행성을 도는 150개 이상의 위성(달)들이 있지만 지구엔 유일한 달이야 말로 생명의 방패라고 할 수 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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