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전망과 투자자금이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한국과 미국의 3년 만기 국채의 금리 차는 지난 9월 말 0.37%포인트까지 축소됐다. 특히 만기가 7∼30년인 국채의 경우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마저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의 채권투자 규모는 10조1,000억원이 줄었다. 보고서는 “미국의 금리 정상화로 우리나라의 금리·환율의 상승 위험이 부각하면 평가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선제적인 채권 매도로 자금 유출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다만 당장 내년에는 외국인 채권투자 감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을 대량으로 팔기보다는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 중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는 17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적다.
그러나 2018년 이후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보다 높아질 경우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본격화하고 시장금리의 상승 위험이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25%이고 연준의 기준금리는 0.25∼0.50%다.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등을 생각하면 연준이 올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크고 내년에도 점진적인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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