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의 회계부정 사태가 글로벌 제약업계의 연쇄 인수합병(M&A)을 촉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불거진 회계부정 논란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밸리언트는 위장약 업체 샐릭스를 매물로 내놓았고 이를 인수하기로 한 일본 다케다약품공업은 다시 자회사 와코순약공업(와코)을 후지필름에 매각한다.
다케다약품공업은 와코 인수를 두고 입찰에 최고가를 적어낸 후지필름과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인수가는 약 2,000억엔(2조2,144억원) 수준이다. 양사는 이달 안에 기본적인 사항을 합의하고 내년 3월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와코는 일본 최대 연구용 시험약 개발업체로 난치병 치료의 핵심인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iPS)세포 배양에 사용하는 시약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와코의 매출액은 약 800억엔(8,861억원)이다. 이번 매각은 다케다약품공업의 비핵심사업 정리의 일환이다. 신문은 다케다약품공업이 인수 대상자로 후지필름을 선정한 배경에는 높은 인수가 외에 와코의 현 2대주주(10% 지분 보유)라는 점, 양사 간 기술협력이나 의약품 판로 공동활용 등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한편 밸리언트는 샐릭스 외에 지난 2013년 바슈롬을 인수하며 운영을 시작한 눈수술장비사업부의 매각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밸리언트가 해당 사업부 인수 대상을 물색하는 초기 작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매각가는 25억달러로 추정된다. 밸리언트는 지난해 3월 샐릭스를 111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부채규모가 커진데다 그해 10월 자회사 필리도를 이용해 매출을 과다계상한 의혹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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