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남아돌고 가격은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생산연도가 오래된 쌀 재고부터 가축 사료용으로 처분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1월부터 2013년산 쌀 재고 24만톤 을 사료용 쌀로 조기 공급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의 경우 묵은 쌀 약 10만톤이 지난 2월부터 사료용으로 공급됐지만, 내년에는 공급 시기는 한 달 앞당기고 양은 크게 늘린 것이다.
이는 그만큼 정부의 양곡 창고에 쌀 재고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9월 말 기준 쌀 재고량은 171만톤으로, 적정 규모(80만톤)의 두 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도 쌀농사 풍년으로 생산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소비는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지난달 25일 기준 산지 쌀값(80㎏ 기준)은 12만9,628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1995년 이후 21년 만에 13만 원대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 사료용 쌀 공급가격을 확정해 배합사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시행하고, 내년 초부터 순차적으로 사료용 쌀을 공급한다.
또 재고량을 적정 수준으로 감축하려면 가축 사료용 쌀 공급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 수급 상황을 지켜본 뒤 향후 추가 공급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료용 쌀이 식용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등 부정 유통되는 일이 없도록 파쇄한 상태로 배합사료 제조업체에 한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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