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가 4·4분기 반도체에서만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도 1년여만에 분기 영업익 1조원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지난 3·4분기 약 3조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메모리·시스템LSI)가 이번 분기 4조1,000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만 분기 영업익 4조원을 올리는 것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이번 분기 1조1,000억원의 이익을 기록, 지난해 3·4분기(1조3,830억원) 이후 5분기만에 분기 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희망적 관측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의 하반기 가격 급등에 기대고 있다.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의 최신 자료를 보면 D램 시장 가격(DDR3 4기가비트 제품 기준)은 지난달 말 개당 1.88달러로 한 달새 25.33%나 뛰었다. 올해 6월말까지 가라앉기만 했던 D램 가격은 하반기들어 계속 상승세를 타는 모양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4·4분기 영업이익은 다음달 중순께 가서야 확실해질 것”이라면서도 “메모리 수요는 급증하는데 기업들의 생산량 증대가 더뎌 업계 전망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설명했다.
4·4분기는 전세계에서 가전·PC·스마트 기기 수요가 느는 계절적 성수기다. 이는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요도 증가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올 상반기 반도체 재고를 상당량 털어낸 상태여서 올 연말은 물론 내년 하반기까지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이와 관련 박래학 SK하이닉스 상무는 지난달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1나노미터(nm·1nm은 10억분의1m) D램은 고객 수요 증가 때문에 재고 물량이 2주치에서 1주치로 떨어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올 2·4분기 기준 전세계 D램 매출액의 총 73%를 점유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은 압도적인 점유율과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내년까지 호황기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업계 최초로 10나노 중반대 D램을 양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1년 반 정도로 벌릴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내년 2·4분기 18나노 D램 양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유력한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내년 말까지 10나노 D램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종혁기자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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