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독일 정부가 중국 자본의 독일 반도체기업 아익스트론 인수를 중단시키자 중국 당국이 지난달 31일 독일 대사관의 선임 당국자를 초치하는 등 주요 교역 파트너인 양국 관계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21일 중국의 푸젠 그랜드칩 투자펀드(FGC)가 아익스트론을 6억7,000만 유로(약 8,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계약에 대해 보안 상의 위험을 이유로 승인을 철회하고 심사를 재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국의 핵심 기술부문에 대한 중국의 인수 시도를 둘러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독일이 산업 중심으로서의 입지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통신은 이날 전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가 “독일 시장이 중국을 비롯한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에 개방돼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국제적 맥락에서 공정한 투자와 경쟁”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앞서 자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도 중국이 독일 기업들을 포식하는 것과 달리, 독일 기업들은 중국의 규제로 인해 중국 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는 독일 기업들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브리엘 경제장관은 1일부터 60여 명의 독일 업계 대표들과 중국을 방문하고 있어, 그의 방중 기간 동안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중국 자본으로 넘어간 독일 기업은 총 44곳으로, 한 주에 한 곳 꼴로 인수가 이뤄지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는 종전 최고치였던 2014년 연간 실적(26억달러)의 4배가 넘는 113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