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청 조사1국은 지난달부터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1국은 500억원 이상 규모의 중·대형법인을 대상으로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대규모 적자로 자본잠식에 빠졌고, 1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 자구안을 진행 중인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세무조사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 수주가 부진하고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면서 지난해 3분기 1조 5,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은 바이오 분야에서 잇따라 수주 실적을 올리면서 조금 나아져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83억 원을 기록하다 2분기에는 이익규모가 다시 36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자구책으로 3,500억 원의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지난 2월 1조2,65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0억 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를 인수하고 삼성물산도 855억 원의 자금을 출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한차례 실패한 삼성중공업과 합병설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그 동안 국세청은 대기업 계열사 간 유상증자 참여과정에서 시장 가격보다 높게 매수한 이후 손실 처리 시 법인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과세했다. 일부 대기업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부실한 회계처리 등이 조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대기업 간 합병 직후 세무조사를 진행해 대규모 자금 흐름을 살펴보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4~5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2년 4월 마지막으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세종=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