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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오디오 스펙' 전쟁에 고음질 음원시장도 덩달아 후끈

스마트폰으로도 구현 가능

벅스 FLAC 590만곡 확보

멜론도 300만곡까지 늘려





스마트폰 간 오디오 스펙(성능)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고음질 음원 시장에도 훈풍이 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고음질 음원을 즐기기 위해서는 고가의 플레이어(재생기)가 별도로 필요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음원포털 벅스를 운영하는 NHN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FLAC(Free Lossless Audio Codec·무손실 디지털 음원 형식)은 총 590만곡으로 한달 사이 41% 증가했다. 지난해 4월(80만곡)과 비교하면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벅스는 연내 총 보유 음원을 2,000만곡까지 늘리면서 FLAC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NHN엔터는 2015년 5월 네오위즈인터넷으로부터 벅스뮤직을 인수했다. 벅스뮤직은 2009년 국내 최초로 FLAC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하고 지난해 2월 안드로이드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트리밍(실시간 재생)도 제공했다. NHN엔터는 벅스를 인수한 뒤 지난해 9월부터는 애플 앱에서도 FLAC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8월에는 고음질 음원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그루버스를 인수했다. NHN엔터 관계자는 “FLAC을 제공하는 디지털 음원 사이트와 고음질 음향기기 이용자가 늘면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 FLAC 음원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도 고음질 음원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멜론은 순방문자수 기준으로 국내 음원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1위 서비스이지만 고음질 음원 보유수는 250만곡으로 벅스의 절반에 그친다.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달 내로 FLAC 음원을 300만곡까지 늘리는 등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음원 시장 등 성장가능성을 보고 올해 초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최근 오디오 성능을 강조하는 스마트폰의 연이은 등장과도 관련이 깊다. ‘V20’·‘V10’·‘G5’(이상 LG전자), ‘엑스페리아X퍼포먼스’(소니), ‘아임백’(팬택) 등이 우수한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디지털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오디오 칩)를 탑재해 스마트폰만으로 16~32비트(bit)의 고음질 음원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FLAC은 일반적인 MP3 파일과 달리 원음 그대로 재현해 선명한 음질을 구현하는데 이때 DAC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

오디오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2010년 이후 FLAC 음원이 본격적으로 제공됐지만 가격이 비싸고 고가의 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 때문에 마니아 층을 제외하고는 큰 호응을 이끌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스마트폰으로도 고음질 음원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등 현실적인 제약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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