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28일 “치매의 주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유일한 치료 대안이 항체의약품인데 2020년께 신약이 출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 항체의약품이 생산될 경우 삼성을 비롯해 국내 바이오 업체들도 한단계 더 성장하며 산업 전체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이날 대구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청춘問(문)답’ 행사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같이 내다봤다.
항체의약품은 우리 몸이 병균이나 암세포 같은 문제 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지 못해 생기는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다. 특정 유전자를 재조합하고 동물세포에서 이를 키워 사람 몸에 직접 항체를 투여해 병을 고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쯤 알츠하이머 치료 항체의약품이 출시되면 질병 치료는 물론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가 대폭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만 위탁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료약이 나오면 이를 주문 받아 생산하는 업체의 일감도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도 항체의약품이다.
김 사장은 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암이 뇌와 간으로 전이된 말기라고 밝혔지만 항체의약품(Keytruda)으로 치료해 지난해 말 완치 선언을 했다”며 “항체의약품은 그램당 1만달러의 비용을 지불하지만 실제 가치는 그보다 더 크다”며 항체의약품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쳤다. 그는 “항체의약품은 주사약 형태인에 제넨텍이나 존슨앤존슨 등은 제품당 매출 10조원에 이익을 2조~3조원을 내고 있다”며 “현재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5~10%만이 항체의약품”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금 1g이 4만7,0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항체의약품 가격이 200배 이상이다.
김 사장은 수익성이 높은 항체의약품은 물론 우리나라가 바이오산업 전반을 키워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1인당 국민총생산이 2만달러대에 머무르고 있고 경제성장률은 3% 수준이며 청년일자리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어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요인으로 ‘4UP’을 들었다. 네가지 요인은 △고령화(Age up) △질병증가(Disease up) △과학지식발달(Science/Knowledge up) △부의 증가(Wealth up)다. 전세계적으로 평균수명은 늘고 있고 각종 암과 자가면역 질환도 증가세다. 고가의 첨단 진료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미래 대한민국의 국부창출은 바이오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날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대학생들에게 앞으로 ‘T자형 인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사장은 “‘T자형 인재’란 깊이는 얕지만 폭넓게 아는 ‘ㅡ’자형의 제너럴리스트와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l’자형의 스페셜리스트가 합쳐진 것”이라며 “‘T자형 인재’ 둘이 모인 파이(ㅠ)형, 셋이 합쳐진 트라이포드로 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T자형 인재’ 수백명이 모여 집단지성을 발휘하면 ‘수퍼 파워’를 갖게 된다”며 “특히 영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글로벌 비즈니스의 공통언어”라고 당부했다. /대구=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