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등 중소기업단체협의 회장단은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데다 안보·정치 분야에서도 갈등이 생기면서 중소기업인들은 내년 사업 방향과 관련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이어간다면 그 피해는 궁극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현대차 노조 그리고 정부와 국회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소기업 단체장들이 현대차 노사갈등에 목소리를 모아 강도 높게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매년 현대차 노사의 갈등으로 협력 업체 등이 피해를 봐도 중소기업단체협의 회장단이 직접 나선 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현대차 노조가 중심이 돼 공기업과 금융 노조 등으로 파업이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적극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박 회장은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임금은 1억원에 육박해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2배 수준”이라며 “이러한 격차는 매년 벌어지고 있고 청년 일자리 문제와 우리 사회의 소득 격차 등으로 인한 갈등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차 경영진들 역시 적당한 타협으로 직원들의 고임금을 유지하면서 중소기업들이 그 경제적 부담을 지고 있다”고 현대차 노사 양측의 책임 있는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중소기업 단체장들은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지속할 경우 현대차 불매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근로자와 그 가족 3,549만명과 함께 대국민 불매운동 캠페인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의 노사갈등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용성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벤처캐피털(VC) 업체들은 현대차 노조의 파업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단가 후려치기, 현대차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연구·개발(R&D) 투자 저하 등으로 자동차 산업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정보통신(IT), 바이오, 헬스케어 투자는 늘어나고 산업이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하는 데 현대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동차 산업의 발전이 가로막혀 있다”고 꼬집었다.
/한동훈·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