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로 다시 한 번 자존심 경쟁을 펼친다. 양사는 다음 달 2일부터 7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6’에서 각각 퀀텀닷과 OLED 기술 확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IFA 2016에서 퀀텀닷 기술을 활용한 커브드 모니터 3종을 공개하며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 확산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TV에 사용된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을 모니터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4형과 27형 CFG70, 34형 CF791 등 3종을 IFA 2016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SUHD TV와 마찬가지로 환경 유해 물질인 카드뮴이 없는 퀀텀닷 소재를 사용했으며 더욱 풍부하고 정확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김석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전무는 “이미 SUHD TV에 적용돼 한 차원 뛰어난 화질과 품질을 보여 준 퀸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을 커브드 모니터에 적용해 고화질 영상을 원하는 모니터 고객들에게 차원이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퀀텀닷은 빛이나 전류를 받으면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내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무기물이다. 자연 그대로의 색 표현이 가능하고 내구성도 높아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선보인 퀀텀닷 TV는 기존 LCD TV의 백라이트 위에 퀀텀닷 시트를 덧붙인 형태이며 삼성전자는 퀀텀닷 소재와 발광다이오드(LED)를 결합한 QLED를 차세대 TV 전략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LG전자는 IFA 2016에서 완벽한 블랙 구현 등 OLED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IFA 2015에서 LG전자는 14.4m 높이 천장에 돔 형태로 올레드 TV 64대를 매달아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연출한 바 있다. 77·65인치 등 대형 올레드 TV와 함께 OLED로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도 선보이며 OLED 소재가 TV뿐만 아니라 폭넓은 확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OLED는 유기물인 화소들이 스스로 발광하며 색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 색 재현력도 LCD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IFA 2016에서는 LG전자가 이끄는 올레드 TV 진영에 가세한 업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IFA에는 LG전자를 비롯해 8개 업체가 OLED TV 제품을 전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업체들을 포함하면 10개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6개 업체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유럽 가전업체 중에서는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독일의 그룬디히와 뢰베, 터키의 베스텔 등 4개 업체가 OLED TV를 10대 이상씩 전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파나소닉은 OLED 고유의 특징을 부각하는 전시를 준비 중이다. 중국의 스카이워스와 창홍은 UHD 해상도의 55인치와 65인치 O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OLED 전문 시장분석기관인 유비산업리서치도 최신 리포트에서 OLED TV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각축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소니 간의 경쟁에서 OLED TV는 확실히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6’에서도 차세대 초고화질 TV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당시 삼성은 2세대 퀀텀닷 TV인 2016년형 SUHD TV를 내세웠고 LG전자는 UHD 얼라이언스로부터 울트라 HD 프리미엄 규격을 획득한 올레드 TV 4종을 선보였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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