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블루골드(blue gold)’라고도 불리는 물 관련 금융투자상품이 장기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생활·산업용수 생산과 상하수 처리 등을 아우르는 물 산업은 이미 석유·자동차·정보기술(IT)과 함께 전 세계 5대 산업에 포함되어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물 부족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브렉시트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에도 큰 영향받지 않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서도 각광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물 투자 상품은 미국에 상장된 물 상장지수펀드(ETF)로 ‘구겐하임S&P글로벌워터인덱스’, ‘파워셰어즈글로벌워터포트폴리오’, ‘파워셰어즈워터리소시즈포트폴리오’, ‘퍼스트트러스트ISE워터인덱스’ 등이 있다. 이들 ETF는 올 들어 최고 16%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5년 수익률도 최고 64%로 견조하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래에셋대우(006800)·키움증권 등 해외주식 주문이 가능한 증권사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국내에 설정된 물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글로벌워터’ 펀드가 유일하다. 총 설정액 238억원 규모로 덩치는 크지 않지만 지난 5년 동안 50.26%의 수익률을 거둔 알짜 펀드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물 관련 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물 산업은 이미 석유(1조3,580억 달러), 자동차(1조1,600억 달러), 전력(6,000억~8,000억 달러), IT(6,000억~6,500억 달러)에 이어 5,800억 달러(약 680조원) 규모의 톱5 산업으로 꼽힌다. 또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182개국 중 38%가 물 부족 상태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사용 가능한 수자원뿐만 아니라 수 처리 관련 인프라도 취약해 국내외 수 처리 기업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물 산업은 전 세계 인구 증가와 도시화, 기후 변화, 등에 따라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 관련 산업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있다. LG화학(051910), 코오롱(002020), 두산중공업(034020), 포스코 등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 수 처리 필터 제조사인 ‘나노H2O’를 인수했고, 지난달 13일 중동 기업과 약 950만 달러(110억원) 규모의 필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은 각 계열사별로 수 처리 분리막(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상하수도 시공(코오롱글로벌(003070)), 수 처리 시설 운영(코오롱워터앤에너지), 수 처리제(코오롱생명과학(102940)) 등의 사업 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포스코는 해수담수화 플랜트 등 수처리 인프라에 주력하고 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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