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자성 메모리(MRAM)의 속도 및 집적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소재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MRAM은 외부 전원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도 정보를 유지할 수 있고, 고속 동작과 비휘발성이라는 특징이 있어 저전력을 요구하는 모바일·웨어러블·사물인터넷(IoT)용 메모리로 활용될 수 있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박병국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이경진 고려대학교 교수의 공동연구팀이 MRAM의 속도 및 집적도를 동시에 향상시키는 소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MRAM은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기존 반도체 메모리와 달리 얇은 자성 박막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로, 메모리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기술로 전세계 여러 반도체 업체에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다.
개발 경쟁의 대상이 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메모리 동작 속도를 더 높이면서도 고집적도를 동시에 구현 하는 기술이다. 현재 사용 되는 반도체 구조에서는 논리소자와 메모리소자가 공간적으로 단절돼 있기 때문에 소자 간의 긴 신호지연이 불가피하다.
또 비휘발성 메모리인 SRAM의 사용은 정보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전력 공급으로 인해 높은 전력소모의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와 더불어 현재 사용되는 컴퓨터 CPU 및 스마트폰 AP는 SRAM 소자의 개수와 그 성능이 비례하기 때문에 소자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메모리 면적의 증가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소자 고집적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연구팀은 동작 속도를 기존 MRAM 기술보다 10배 이상 빠르고 고집적도를 달성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이 적용 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는 일반적 스핀궤도토크 기반의 MRAM의 경우, 정보기록을 위해 중금속·강자성 물질의 스핀궤도결합을 이용한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되는 백금(Pt) 또는 텅스텐(W)의 경우 외부 자기장을 걸어 주어야 하는 제약이 있었는데, 연구팀은 이리듐-망간(IrMn) 합금과 같은 새로운 반강자성 소재를 도입해 반강자성·강자성 물질의 교환 결합을 이용해 외부자기장 없이 고속, 저전력 동작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박병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메모리로써 각광받고 있는 자성메모리(MRAM)의 구현 가능성을 한 걸음 더 발전시킨 것에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기록성능이 뛰어난 신소재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스핀궤도소재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의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쳐 나노 테크놀러지(Nature Nanotechnology) 7월 11일자에 게재됐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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