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수출 감소 폭이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수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액이 453억달러로 1년 전보다 2.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2.7%) 이후 최소 감소 폭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6월 수출이 두자릿수 감소해 다시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결과는 이런 예상을 뒤집었다. 특히 일 평균 수출액도 20억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원화 기준 수출 역시 2.4% 상승해 지난해 7월 이후 11월 만에 2개월 연속 늘어 회복 조짐을 뒷받침했다. 다만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유럽 경제가 불안하고 중국 등 주력 시장 수출이 부진한 점은 우리 수출 회복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은 337억달러로 -8.0%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116억달러로 5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상반기 수출이 마이너스 10%를 기록했지만 하루 평균 수출액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원화 기준 수출액도 반전되는 등 수출 회복의 모멘텀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며 “하반기는 세계 경제와 교역이 소폭 개선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안정화 등으로 상반기 대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업종 중에서는 해양플랜트 3척 등 고부가가치 선종 수출이 많았던 선박이 29.6% 상승해 수출을 주도했고 컴퓨터도 19.8%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도체 부분에서는 D램 DDR 4기가 제품의 단가 상승으로 0.5% 감소해 낙폭을 대거 줄였고 철강도 열연강판 가격이 올라 감소율을 2.3%까지 줄였다.
하반기도 전망이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브렉시트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기는 했지만 국제유가가 완만한 회복을 보일 가능성이 커 수출 단가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화장품·의약품·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유망 품목을 비롯해 평판디스플레이와 컴퓨터·일반기계 등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신중하다. 주력 수출지역인 중국 -9.4%, 유럽연합 -16.3%, 미국 -7.0% 등에서 반전이 쉽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EU는 브렉시트 돌발변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어 수출에 얼마만큼 악재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미국 대선과 맞물려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당장 7월 조업일수만 해도 평년보다 1.5일 적다. 우리 수출이 회복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플러스 전환을 말하기는 섣부르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정 실장은 “브렉시트가 원화 절하와 엔화 강세를 유도해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더욱 고려해야 할 것은 글로벌 경기 부진의 지속 여부와 이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수출규모의 양적 확대보다는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구조 개선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며 “수출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수출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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