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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주 에어컨 수리기사 추락사 계기 'AS협력사 정규직화' 요구

"대리점 직원 모두 채용 하라는 말과 같아

감성에 호소,집단 이익 추구해서는 곤란"

재계 "시민단체 '위험의 외주화' 언급은 무리한 주장"

"AS구조 생긴 배경 알아야..협력사 관리 부분 점검 필요

"

27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진짜사장재벌책임공동행동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23일 성북센터 애프터서비스(AS) 기사가 노후빌라에서 에어컨 실외기를 고치다 추락사한 일에 대해 의견을 밝히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이 위험을 외주화하고 있다”거나 “상시적 업무는 직접고용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 서비스지회는 △위험한 작업을 거부할 권리 △에어컨 수리 2인1조 처리 △건당 수수료 제도 폐지 △설치감리 확대 운영 등을 삼성에 요구했다.

서비스지회 측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진짜 원인을 규명하고 죽음을 멈출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는 이번 사건을 안타깝게 보면서도 협력사 AS센터가 생겨난 배경은 무시되고 이번 일을 계기로 AS 업무 분사를 되돌리라는 식의 주장이 나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한 가장의 죽음은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감성에 호소해 이익을 추구하는 일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우선 삼성 AS센터는 직영과 협력사가 섞여 있다. 이 중 90% 이상이 협력사다. 1960년대 동네에서 가전제품을 수리하던 전파상이 삼성전자가 커지면서 협력관계를 맺게 됐고 지금은 삼성전자서비스와 위탁관계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이 위험을 외주화하기 위해 AS센터에 협력사를 두는 게 아니라 반대로 형성과정이 자발적이었다는 얘기다. 이번에 사고가 난 성북센터도 협력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외주화를 중단하라”는 것이나 “상시적 업무는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라”는 주장도 삼성이나 재계 입장에서는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판매망으로 직영점과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대리점이 있는데, 이 같은 주장에 따르면 대리점 직원을 모두 채용하라는 말이다. 대리점의 업무영역까지 모두 대기업이 가져가라는 것인데 반대로 협력사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업무 분화가 이뤄지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리업무는 자회사로 두는 것이고 협력사와 AS 업무를 함께 하는 것”이라며 “협력사는 별도 사업자인데 이들까지 모두 직접 고용해 정규직화하면 고용 경직성이 커지고 그 부담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재계에서도 이번 사건을 통해 안전 분야와 관련한 협력사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협력사라고 하더라도 직원이 안전규정을 위배하거나 문제가 생길 경우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협력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래야 협력사도 안전을 중요시하게 된다는 뜻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AS 구조가 생겨난 배경을 살필 필요가 있다”면서도 “삼성전자서비스도 이번 일을 계기로 협력사 관리 부문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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