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 방안 등이 담긴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이 자구안에는 수주잔량 감소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 임금 동결 및 삭감, 순차적인 도크(생산설비)의 잠정 폐쇄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방안도 포함됐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삼성호텔과 매도가능증권 매각 등 비핵심 자산 매각등을 통한 유동성을 확보 계획도 채권단에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경기도 화성 사업장, 당진공장, 거제 사원아파트, 두산엔진 지분 등을 매각해 14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제출한 자구안에는 운영자금 지원 요청과 같은 유동성 지원 요청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수주 감소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계획을 담은 방안을 제출했다”며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규모 자금 지원 요청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수주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향후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에 따라 선수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어 운영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약 1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단기차입금 역시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까지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대형 조선 3사에 대한 구조조정의 막이 오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이달말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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