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4분기 한국의 수주량은 8척, 17만 1,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분기 수주실적이 20만CGT를 밑돈 것은 지난 2001년 4·4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수주량은 9척, 16만 5,000CGT였다. 특히 조선 ‘빅3’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수주량이 크게 줄어든 1차 원인은 저유가 및 해운업 침체에 따른 전 세계적인 발주량 급감이다. 올 1·4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77척, 232CGT로 전년동기의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중국 조선소들은 전 세계 발주량의 49%를 수주했다. 자국 선사에서 발주하는 선박을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1·4분기 중국 조선소들은 총 35척(114만 CGT)을 수주했다.
문제는 전망도 암울하다는 점이다. 수주가뭄 속의 단비가 될 이란의 대규모 선박 발주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중국과의 경쟁에 밀려 ‘그림의 떡’이 될 공산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탱커·컨테이너선 등의 발주를 앞둔 이란 국영해운사(IRISL)와 국영유조선회사(NITC)는 배값의 90~95%까지 금융조달을 해줄 것을 조선사들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중국 조선소들은 자국 금융기관을 동원해 금리 1%대, 배값의 90~95%라는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제시하고 나섰다. 사실상 정부 지원이다. 이에 반해 한국 조선소들은 금융사의 대출한도 제한 때문에 크게 밀리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IRISL과 1만4,500TEU 급 대형 컨테이너선 3척 건조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아직 수주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혜진·이종혁기자 has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