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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이재용 회장 회동…美관세·내수회복·일자리까지 ‘속 깊은 대화’
정치 대통령실 2025.07.24 21:45:14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간의 24일 회동은 이 회장이 사법 족쇄를 벗은 시점에 성사돼 더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이 온전히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지만 한편으로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어려움으로 다급한 입장이다. 정부와 기업 간 원팀을 강조한 이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대미 투자 등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회동은 배석자 없이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은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지방 활성화 방안, 연구개발(R&D) 투자 계획 등 경제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지렛대를 위한 미국 현지 투자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을 비롯해 침체된 내수 활성화 및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지방 활성화 방안, 반도체 경쟁력 강화까지 폭넓은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 삼성의 대미 투자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지부진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과 1000억 달러(137조 원) 이상의 현지 투자 계획을 세워 이를 미국 정부 측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과 SK(034730)·현대차·LG 등과 접촉해 가용한 현지 투자 금액을 취합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의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 정부의 협상력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이와 관련,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에 대한 380억 달러(약 54조 원)에 달하는 투자 금액의 상향 조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14일), 구광모 LG 회장(15일) 회동에 이어 김동관 한화(000880) 부회장(21일), 최태원 SK 회장(22일) 등도 각각 만나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기업 어려움을 경청한 바 있다. 이 회장도 이날 이 대통령에게 반도체를 중심으로 미국 현지 투자가 많았지만 미국이 상호관세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호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원팀’ 기조 속에 기업들도 기존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생산 라인 증설 등을 살펴보는 등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 지원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숙원인 조선업 재건을 위해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의 역할론도 기대된다. 이 대통령을 만난 김 부회장의 경우 한화오션의 미국 내 조선소인 한화필리십야드(한화 필리조선소)와 거제조선소 간 협업에 대한 사업 구상을 설명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이를 통해 미국에서 운항 가능한 LNG 운반선 제조에 착수해 미국의 통상 압박을 해소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기업이 침체된 국내 경제를 살리는 데도 역할을 해달라는 이 대통령의 당부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달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당장의 경제 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년, 30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R&D 투자도 자연스럽게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역시 이틀 전 이 대통령에게 신사업의 일환으로 AI를 부각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달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산업 현장 방문으로 울산의 SK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바 있다. 동북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허브를 지향하는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이 대통령은 “과감한 세제 혜택, 규제 혁신을 통해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겠다”며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 성공을 이끌었듯 AI 대전환의 성공을 이끌 AI 시대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고 지방 특화 전략으로 이어지면 지역 소멸 위기의 해법도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재계와 접촉을 늘리며 친기업을 강조해왔다. 이 회장과의 만남은 올해만 세 번째다. 다만 정권 출범과 동시에 세수 부족으로 법인세 개편이 추진되고 있고 상법 개정안도 속도를 내면서 가뜩이나 관세 전쟁 속에서 고전 중인 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 대통령은 재계 총수와의 연쇄 만남을 통해 기업 애로를 청취하고 정책에도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
통상 급한불…李대통령, 이재용과 독대
정치 대통령실 2025.07.24 21:39:11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 한미 간 통상 협상의 진척이 더딘 상황에서 대미 투자 전략 등과 관련한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배석자 없이 이 회장을 독대하며 관세 문제 등 글로벌 통상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8월 1일)를 1주일가량 앞두고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의 만남으로 삼성이 미국 투자 규모를 확대할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이미 380억 달러(약 54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달 14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15일에는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에 이어 김동관 한화(000880) 부회장(21일), 최태원 SK(034730) 회장(22일)과도 만났다. 재계 총수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기업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대통령실 측도 “이 대통령이 그간 각 그룹 회장으로부터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 지방 활성화 방안, 연구개발(R&D) 투자 및 미래 사회 대응 계획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왔다”며 “이번 이 회장과의 만찬 회동도 이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이슈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는 자리가 되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
李대통령, 오늘 이재용 만날 듯…재계와 연쇄 회동
정치 대통령실 2025.07.24 14:05:42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전략 등에 대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15일에는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과 각각 만찬 간담회를 한 바 있으며 이 밖에도 재계 총수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앞서 이 대통령과 정 회장·구 회장과의 만남을 소개하는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각 그룹 회장으로부터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 지방 활성화 방안, R&D(연구개발) 투자 및 미래 사회 대응 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회장과의 만남에서도 역시 유사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
'긴박한 관세협상' 대미 투자 논의하나…李대통령, 오늘 이재용 만날 듯
산업 기업 2025.07.24 13:46:22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관세 협상이 급박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전략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재계 총수들과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14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15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각각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밖에도 재계 총수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앞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각 그룹 회장으로부터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 지방 활성화 방안, R&D(연구개발) 투자 및 미래 사회 대응 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이 회장과의 만남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격화되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삼성의 글로벌 전략 조정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회장과의 만남에 대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으며 삼성 측도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
'인천 총격' 60대 피의자, 입 열었다…"아들이 생활비 지원 끊었다"
사회 사회일반 2025.07.24 06:55:45인천 송도에서 자신의 생일상을 차려준 아들을 향해 사제 총을 쏴 살해한 사건 관련 피의자 60대 남성이 결국 생활비 지원 중단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24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직접 만든 사제 총으로 자신의 30대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 A씨가 이달 22일 투입된 프로파일러 2명에게 "그동안 생활비를 아들이 지원해 줬는데 지난해 지원이 끊겼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아들이 큰 사업을 벌이고 있음에도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데 불만을 가져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가 생활비 지원이 끊겼다고 주장하는 지난해에 총기 제작에 필요한 쇠파이프를 구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그동안 A씨는 '가정 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해 왔다. 그동안 A씨는 경찰에 진술을 거부하며 범행 동기에 대해 “가정 불화”가 있었다고만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A씨가 수십 년 전 아내와 이혼한 뒤 일종의 열등감에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족 측은 입장문을 내고 '가정 불화'는 범행 동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피해자인 아들이 8년 전 부모의 이혼을 뒤늦게 알고도 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생일잔치를 열어주는 등 아버지인 A씨를 배려했다는 것이다. 또한 유족 측은 A씨가 아들뿐만 아니라 며느리, 손주 등 다른 가족들도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피의자는 생일파티를 마치고 함께 케이크를 먹던 중 편의점에 잠시 다녀온다고 말하고는 총기가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올라와 피해자를 향해 총 2발을 발사한 뒤 피해자의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며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때 피의자는 총기를 재정비하면서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고 추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었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살인미수나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이달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모 아파트 꼭대기 층인 33층 집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자신의 30대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서울 도봉구 집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으며, 살인 범행 이튿날인 21일 정오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소비쿠폰 최대 수혜처 맞네…첫날부터 편의점서 불티난 제품은
산업 생활 2025.07.23 22:30:47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풀린 첫날인 이달 22일, 편의점에서 고기류와 간편식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이 제외된 터라 편의점이 소비쿠폰 최대 수혜처가 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23일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전날 GS25에서 국산 쇠고기 매출은 직전 달 같은 요일인 6월 24일 대비 178.4% 뛰었다. 이어 계육(134.1%), 국산 돈육(118.5%) 등 정육류가 매출 증가율 상위에 자리했고 김치(104.9%), 소스·장(79.4%), 국산과일(60.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 과일통조림(33.9%), 롤티슈(32.7%), 계란(23.1%) 등도 매출이 늘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같은 기간 도시락(23.1%), 김밥(35.8%), 샌드위치(29.7%) 등 간편식 카테고리가 23.8%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라면 매출은 13.9% 증가했고, 즉석밥(10.6%), 건강식품(31.7%), 가정간편식(HMR·19.6%) 등 가공식품 매출도 두 자릿수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같은 기간 얼음 매출이 70% 늘었다. 이어 파우치음료(60%), 아이스크림(60%), 즉석식품(40%), 맥주(30%) 등도 많이 팔렸다고 밝혔다. 편의점에서 공통으로 먹거리, 생필품 위주로 소비가 늘어난 모습을 볼 때, 최근 급상승한 외식 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편의점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같은 추이는 소비쿠폰 지급 첫날 하루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좀 더 사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
"이재용, 등기이사 복귀해 죽을 각오로 경영해야"
산업 산업일반 2025.07.23 16:20:27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향해 “적극적을 넘어 죽기를 각오하는 공격적 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조속한 등기이사 복귀와 삼성 컨트롤타워 재건도 재차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3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재판에 대한 굴레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경영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삼성이 발전하고 국민 경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책임경영 측면에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부분에 많은 위원이 공감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등기임원의 조속한 복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등기임원이 되려면 상법상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시기·방식은 회사의 경영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이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 이 위원장은 또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삼성이라는 큰 기업이 국민 경제에 차지하는 위치와 국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위원회 내부에서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사안”이라고 전했다. 그는 “만약에 설치해도 그 기능이나 견제의 방법, 어떤 방식으로 할지 어려움이 있다”며 “결국 회사 내부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짚었다. 이 위원장은 “500만 명이 훨씬 넘는 국민이 삼성전자의 주주이고 삼성그룹 전체와 국민의 관계가 연결돼 있다”며 “이제는 삼성이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국민 경제를 책임지는 기업으로써 기업가적인 책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삼성 준감위는 이른 시일 내에 이 같은 내용을 이 회장에게 전달할 예정인데 준감위와 이 회장 간 간담회가 열릴 수도 있다. 이 위원장은 무죄를 확정한 사법부에 “다시 한 번 판단에 존중을 표한다”고 했다. -
'매출 부풀리기 의혹' 감리…SK에코플랜트, IPO 암초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7.21 17:44:48금융 당국이 SK에코플랜트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외 자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해 기업공개(IPO) 때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이려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심사 결론에 따라서는 SK에코플랜트가 추진 중인 IPO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SK에코플랜트가 자회사 매출을 부풀려 기업가치를 높이려 했다는 의혹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감리를 벌였다. 금감원은 SK에코플랜트가 고의적으로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검찰 고발, 전 대표이사 해임, 수십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등을 금융위원회에 원안으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의 회계 전문 자문 기구인 감리위원회는 지난주 1차 심의를 개최했고 이달 24일 재차 심의를 연다. 회계 위반 동기는 고의·중과실·과실로 나뉘는데 동기를 ‘고의’로 판단하면 형사 고발과 임원 해임 등 강도 높은 제재 조치가 뒤따른다. 금감원은 SK에코플랜트가 해외 자회사인 A사의 매출·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연결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공시했다고 보고 있다. 의혹 대상이 되는 회계연도는 2022~2023년이다. SK에코플랜트가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실적을 부풀려 기업가치 산정을 유리하게 하려 했는지를 두고 장기간 감리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측은 “미국 자회사가 현지 회계법인 검토를 받아 회계를 처리했다”며 “금융 당국에 관련 절차와 사실을 소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리위를 거쳐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불공정 행위로 최종 판단을 내리면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하는 IPO 등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형사 고발이 이뤄질 시 검찰 수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는 이달 9일 분식회계를 강도 높게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에서 분식회계 의혹 관련 무죄를 확정받아 금융 당국이 이번 사안을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
금융 당국, SK에코플랜트 '매출 부풀리기 의혹' 감리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7.21 10:25:11금융 당국이 SK에코플랜트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외 자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해 기업공개(IPO) 때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이려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심사 결론에 따라서는 SK에코플랜트가 추진 중인 IPO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SK에코플랜트가 자회사 매출을 부풀려 기업가치를 높이려 했다는 의혹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감리를 벌였다. 금감원은 SK에코플랜트가 고의적으로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검찰 고발, 전 대표이사 해임, 수십 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등을 금융위원회에 원안으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의 회계 전문 자문 기구인 감리위원회는 지난주 관련 1차 심의를 개최했고 이달 24일 재차 심의를 연다. 회계 위반 동기는 고의·중과실·과실로 나뉘는데 동기를 ‘고의’로 판단하면 형사 고발과 임원 해임 등 강도 높은 제재 조치가 뒤따른다. 금감원은 SK에코플랜트가 해외 자회사인 A사의 매출·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연결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공시했다고 보고 있다. 의혹 대상이 되는 회계 연도는 2022~2023년이다. SK에코플랜트가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실적을 부풀려 기업가치 산정을 유리하게 하려 했는지를 두고 장기간 감리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측은 “미국 자회사가 현지 회계법인 검토를 받아 회계를 처리했다”며 “금융 당국에 관련 절차와 사실을 소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리위를 거쳐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불공정 행위로 최종 판단을 내리면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하는 IPO 등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형사 고발이 이뤄질 시 검찰 수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는 이달 9일 분식회계를 강도 높게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에서 분식회계 의혹 관련 무죄를 확정받아 금융 당국이 이번 사안을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말에는 금감원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고의’로 판단했지만 증선위가 이를 한 단계 낮은 ‘중과실’로 결론내기도 했다. -
외국인, 삼성전자 보유율 50% 회복…개인은 하이닉스 '빚투' [마켓시그널]
증권 증권일반 2025.07.21 09:57:00이달 들어 국내 반도체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 흐름이 엇갈린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전략도 다르게 나타났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대거 매수하며 보유율이 50%대를 회복한 반면, 개인은 ‘빚투(빚을 내 주식시장에 투자)’ 규모를 확대하며 SK하이닉스 순매수에 나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8일까지 삼성전자를 1조 877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총 순매수액(7130억 원)을 이미 두 배 이상 넘겼다. 이에 18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50.19%로 올 4월 24일(50.00%) 이후 3개월 만에 50%대를 회복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에 대한 대(對)중국 수출 규제를 해제하면서 과거 H20용 메모리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그간 삼성전자를 옭아맸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5~6월 순매수에서 전환해 이달 들어 301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는 11일 장중 처음으로 30만 원을 돌파했으나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시장 경쟁 격화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가격이 내년에 하락할 수 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면서 대거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12.2% 오른 반면, SK하이닉스 주가는 7.9% 내렸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1조 2330억 원어치 순매수하고, 삼성전자는 2조 315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빚을 내가면서까지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17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는 3951억 원으로 지난달 말(3052억원) 대비 3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신용잔고가 8340억 원에서 8138억 원으로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용잔고는 개인이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조정을 받자 매수 기회라 여긴 개인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증권가 의견이 엇갈렸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HBM 시장 구도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주가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SK하이닉스 주가는 (작년 9월 저점까지)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시장 개화 초기에는 사실상 SK하이닉스의 시장 독점 구도가 유지된 것과 달리 내년 개화가 예상되는 6세대 메모리 HBM4는 경쟁사의 시장 진입과 후발주자들과의 기술 격차 축소 등에 독점 구도가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반면,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평균판매단가(ASP)는 올해보다 5% 하락해 시장 우려 대비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과 중국용 AI 칩에 대한 수요를 제외하더라도 과잉 공급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 연구원은 “삼성전자 대비 SK하이닉스 프리미엄이 축소된다는 점은 동의한다”면서도 “이는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축소가 아닌 삼성전자에 대한 리레이팅(재평가)으로 봐야 한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이번 조정은 과도한 우려로 인한 것이며 매수 기회로 활용하기를 권장한다”고 짚었다. -
"임기내 4대 그룹 참여 '한경협 총회' 부활 추진"
산업 기업 2025.07.21 07:33:00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임기인 2027년 2월 안에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회장이 참여하는 한경협 총회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이달 18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린 제38회 한경협 ‘2025 경영자 제주 하계포럼’의 부대 행사로 열린 만찬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총회가 2월인데 그때 4대 그룹 회장이 돌아오면 좋겠고 그때 상황을 봐야겠다”며 “이 회장도 부담이 없으니 기업인들이 다 상의하면서 분위기를 봐서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4개 그룹 총수가 참여하는 총회를 개최하는 게 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류 회장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협상하는) 앞으로 2주가 제가 볼 때 경제의 운명이 달려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서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좋은 조건을 얻어야 한다”며 “그래서 2주 동안 (협상을) 풀코스로 해서 지금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웬만하면 줄 것은 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미국 의회를 찾아 방위비 분담금과 통상 문제 등 한국과 관계가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의 만남을 소개하며 “한국에 관심이 많고 친(親)한파가 많다”며 “그래서 굉장히 우리나라의 상황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상·하원 자선 야구 대회를 찾아 한국 기업이 미국 경제에 기여한 성과를 알리기 위해 홍보 영상 전광판 상영, 야외석 배너 설치, 전단지 배포 등의 활동을 벌였다. 한경협이 주최한 이번 제주하계포럼에는 소속 기업인 약 500명이 참석해 1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강연과 네트워크 활동 등을 진행했다. 류 회장은 기업인들과 만나 내수 활성화와 홍수 피해 지원 등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올해 휴가를 전북 고창으로 가기로 했다”며 “제가 회장을 맡으면서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올해는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국내 여행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회원사에 다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여행을 해야 할텐데 불행하게도 홍수 때문에 난리가 아니다”라며 “기업들이 먼저 홍수 피해자들부터 도와주면서 내수 활성화에 대해서 국내 여행을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도 한경협을 맡으면서 회사도 모범을 보여야 하니 지방에 투자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정부와 상의·협력해서 지방에 가는 건 좋은데 인센티브를 많이 줘야 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에 어떻게 하면 지방에 가서 투자하겠느냐 그런 것을 종합하려고 (정부에 아이디어를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남의 얘기를 경청을 많이 하신다”며 “제가 이제껏 뵌 리더 가운데 가장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일하셔서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최근 정치권 여야 모두 입을 모으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 그는 “상법개정안에 담을 제도들을 한꺼번에 다 하는 것보다 잘 안 되면 다음 단계가 있다”며 “한꺼번에 하면 부작용이 있으니 페이스를 늦춰가면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류 회장이 이끌고 있는 풍산(103140)그룹과 관련해서는 “(풍산그룹의) 자사주는 앞으로 좀 소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규모가 줄어드는 ‘축소 경제’를 극복할 3대 해법도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인공지능(AI)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지역 랜드마크 건설 △국내 여행·소비를 하는 ‘K바캉스’를 통한 내수 활성화 등이다. -
최태원 "소각 의무화 땐 자사주 매입 위축될 것"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7.20 18:41:39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상법 개정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면 정부와 국회에 재개정이나 대응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추진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제약한다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17일 경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의 상법 개정에 대해 “일단 받아들이고 실제로 운용하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따라 고치거나 다른 대응책을 낼 수 있도록 건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당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상법 추가 개정을 추진 중인데 재계는 반대 입장이다. 최 회장은 또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 “자사주 프리덤(자유)을 가져가지 말라는 이야기로 이해한다”며 “(기업이) 자사주를 사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앞으로는 (자사주) 매입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조의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반대보다 후속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부정적 영향을 막아보겠다며 1대 1로 대응하기보다는 다른 것들을 풀어 재계 전체로 더 나아지는 상황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업 성장에 대한 의지가 확실하다면 경영을 제약하는 새 입법을 상쇄할 ‘당근’도 내놓을 것이라는 바람이다. 그는 “정부가 친기업을 계속 강조하는데 나쁜 것만 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기업이 원하는, 더 성장할 수 있는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한국이 이제부터 성공 방정식으로 성장을 제대로 하려면 민관이 완전히 원팀 형태로 가야 한다”며 “새 정부가 좋은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재계도) 서포트(도움)를 드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대한상의 하계포럼’은 예년과 달리 제주가 아닌 경주에서 열렸다. 석 달 뒤로 다가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서밋 등을 사전 점검하고 국민적 관심을 이끌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CEO 서밋 의장으로서 행사 성공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는 “하드웨어(숙소·행사장 등), 물리적인 거는 어떻게든 맞춰낼 거라고 생각한다”며 “잘 치러내려면 조금 더 소프트적인 것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와 기업 간 여러 성과물이 APEC 기간에 나타나기를 희망했다. 최 회장은 “관세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될 방안이 나오면 좋겠다”며 “먼저 풀리면 더 좋겠지만 APEC도 좋은 타이밍으로 당장의 위협과 경제 타격을 완화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조선·철강·자동차 등도 기대할 협력 거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영 승계 준비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장남 인근(30) 씨의 컨설팅회사 입사에 대해서는 본인의 선택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장남의 이직을 권유했는지 묻자 “밖에서는 후계 수업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본인이 원했다. 그래서 ‘그래, 그러면 가라’고 한 것”이라며 “자신의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법원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그래도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
韓정·재계와 친분 '지한파'…美 보수의 전설 지다
사회 피플 2025.07.20 17:57:01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을 창립한 에드윈 퓰너 전 이사장이 83세를 일기로 18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고인은 1973년 수도 워싱턴 DC에 헤리티지재단을 공동 창립했으며 1977년부터 37년간 최장수 이사장을 역임하며 보수 가치를 정책으로 구현하는 데 힘을 쏟았다. 특히 재단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기에 자유시장경제, 작은 정부, 개인의 자유, 강력한 국방 등 보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 보수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9년 퓰너에게 ‘대통령 시민훈장’을 수여했다. 맥주 재벌 쿠어스의 기부금 25만 달러를 종잣돈 삼아 작은 정책 연구소로 출발했던 헤리티지재단은 퓰너의 리더십 아래 미국 보수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기구로 성장했다. 뉴욕타임스는 퓰너를 ‘보수주의라는 거대 도시의 파르테논(신전)’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정책 자문을 맡았으며 이후 대통령직 인수팀에 몸담았다. 재단은 2023년 트럼프 재집권을 대비해 차기 보수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를 발표하기도 했다. 1941년 시카고에서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던 부모 밑에서 태어난 퓰너는 레지스대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와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멜빈 레이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의 보좌관 생활을 하다가 1973년 헤리티지재단을 창립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보수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퓰너는 미국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이자 지한파(知韓派) 인사로 활동했다. 200여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퓰너는 국내 정·재계 인사들과도 각별한 친분을 유지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한미 양국에서 만남을 이어가며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막역한 사이였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1980년대 워싱턴DC에서 망명 생활을 할 때 만나 이념을 뛰어넘어 평생을 친구처럼 지냈다. 한국 정부는 2002년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퓰너에게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했다. 그는 국내 재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고 오랫동안 교유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는 1980년대 초반부터 40년간 친분을 유지해왔으며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도 교류했다. 퓰너는 최근까지 한화 이사회에서 활동했고 한때 ‘정주영 펠로’라는 직함으로 활동했다. 헤리티지재단은 1985년부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기리는 ‘이병철 콘퍼런스’를 매년 열고 있고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어 이 회장과 3대째 교분을 쌓았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퓰너는 6월 조카의 신부 서품식에 참석하기 위해 시카고를 방문했다가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린다 여사와 아들 에드윈 주니어, 딸 에밀리가 있다. 재단은 애도 성명을 통해 “그는 단순한 지도자를 넘어 비전가이자 건설자, 진정한 애국자였다”며 “미국을 인류 역사상 가장 자유롭고 번영한 국가로 만든 원칙을 수호하려는 그의 의지는 보수주의 운동의 모든 근간을 형성했으며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퓰너의 별세 소식에 공화당 의원 등 미 보수 인사들 사이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서 “퓰너 박사의 별세로 보수주의 운동의 진정한 거인 중 한 명을 잃었고 나는 멘토이자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자유 시장, 강한 가족, 굳건한 국방이 뒷받침돼야 미국이 단지 힘이 아니라 모범으로서 세계를 이끌 수 있음을 이해했다”고 했다.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소셜미디어에 “퓰너는 이 나라에 보수주의 운동을 만든 건축가 중 한 사람이었다”고 적었다.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지금 가진 미국, 미래에 우리가 지킬 수 있는 미국은 대부분 사람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방식으로 퓰너에게서 기인한다”고 추모했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무죄 확정…이재용 회장, 민사 책임도 피할까 [서초동 야단법석]
사회 사회일반 2025.07.19 09:00:00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으로 약 5년간 형사재판을 받아온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세 차례에 걸쳐 일관되게 내린 결론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형사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합병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주주들이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손해배상 소송으로 옮겨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형사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되면서 민사상 책임을 입증하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달 1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14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며 원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검찰이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불구속 기소한 이후 약 4년 10개월 만에 나온 최종 결론이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춰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과 2심은 모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합병의 주된 목적이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승계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총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은 합병비율을 조작이라 볼 수 없고, 합병 관련 허위정보 유포나 삼성물산 주식의 부정 거래 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고 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며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이 회장의 형사재판이 무죄로 마무리되면서 합병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제기된 민사 손해배상 소송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재판장 남인수)는 국민연금공단이 이 회장과 삼성 관계자를 상대로 제기한 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을 오는 8월28일에 연다. 연금공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 9월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지난달 26일 첫 변론이 예정됐지만 기일이 변경됐다. 소액주주 32명이 2020년에 제기한 또 다른 소송의 경우 지난달 19일 2차 변론이 진행됐다. 이 소송은 지난해 2월 첫 변론 이후 이 회장의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잠시 중단된 상태였다. 현재는 추가 서면 공방 등을 이유로 기일이 다시 추후 지정된 상황이지만, 관련 형사 사건이 완전히 종료된 만큼 재판도 신속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재판 진행 속도와는 별개로 손해배상 청구 측이 승소하기 위한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는 이유만으로 민사상 책임까지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불법행위를 입증하기 위한 별도의 자료를 제시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상 유죄 판결은 민사 책임을 입증하는 데 있어 강력한 증거가 되지만, 무죄가 확정된 순간부터는 책임 소재를 뒷받침할 다른 증거를 제출해야 해 입증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
시총 400조 복귀 초읽기…삼성전자 4거래일 연속 상승 [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국내증시 2025.07.19 07:00:00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삼성전자 주가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0.6% 오른 6만 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6만 7800원까지 올라 시가총액 400조 원을 넘기기도 했다. 삼성전자 시총이 400조 원대였던 때는 2024년 9월 9일(402조 9603억 원)이 마지막이었다. 삼성전자 주가를 뒷받침한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18일 삼성전자 주식 3974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개인 투자자(3513억 원)와 기관(1090억 원)의 순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15일부터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의 지난 나흘 동안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무려 1조 5265억 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로 삼성전자 주가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전날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앞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 회장은 기소 후 4년 10개월간 이어진 재판 일정을 완전히 마쳤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최근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도 나서고 있고, 실적 역시 올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흐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기간 조정 마무리 구간”이라며 “올 2분기가 실적 바닥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점 매수가 유효한 전략”이라고 짚었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6만 9000원에서 8만 3000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고,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인해 경쟁 업체들은 2026년 실적을 기준으로 삼아야 업사이드를 고려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최하단에 위치해 있어 리스크 대비 리턴이 큰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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