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대규모 수주 부실을 털어내고 내년부터 '클린 컴퍼니'로의 전환을 약속했다. 회사 측은 내년에는 주요 해외 부실 사업장 매출 비중이 크게 줄어 연간 매출 7조1,000억원, 영업이익 2,28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엔니지어링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2016년 경영전망을 발표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말까지 수주 5조9,000억원, 매출 6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4,5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적자를 낸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샤이바(가스플랜트) △사우디 얀부(발전플랜트) △아랍에미리트(UAE)의 CBDC(정유플랜트) △이라크 바드라(가스플랜트) △사우디 마덴 등 5개의 프로젝트에서 집중적으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들 해외부실사업장이 대부분 종료단계에 접어들어 연말까지 수주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대로 떨어질 예정이다. 대신 2013~2014년 수주한 이익률이 양호한 프로젝트들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 된다. 또 전체 매출의 약 30%는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그룹 내부 물량 공사여서 수익성 담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올 3·4분기 말까지 4,000억~5,000억원의 부실 충당금을 쌓아뒀다"면서 "'현안' 프로젝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손실금액은 이미 회계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무급순환휴직, 임원 급여 반납 등을 통해 연간 400억~500억원의 비용절감도 흑자 전환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니지어링은 내년부터는 수주의 질도 개선하고 중장기 성장을 위한 동력도 본격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수주 목표 6조원 중 3조2,000억원은 EO·EG(산화에틸렌·에틸렌글리콜), 에틸렌, 비료, GSP·GOSP(가스·오일 분리 플랜트) 등 마진율이 10%가 넘는 상품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약 2조원의 산업환경 분야 사업을 계열사들로부터 수주하고 약 8,000억원은 유가 영향이 낮은 안정적인 시장인 발전시장에서 올릴 예정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4대 인큐베이션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북미 석유화학 시장뿐 아니라 △바이오 플랜트 EPC 시장 △화공플랜트 개보수 시장 △고부가 LNG액화 플랜트 등에 진출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유럽과 일본의 선진 엔지니어링 회사와 같이 궁극적으로는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확대해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대규모 적자로 인한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내년 2월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미청약분 발생시 사재 3,000억원을 투입해 일반공모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유증 성공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