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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 '금융=공공재' 인식이 해외진출 발목

성공 DNA 부족·사업모델 부재·정보결핍도 주요 원인

국내 4대 은행의 평균 해외 자산 비중은 약 5.5%다. 반면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일본의 은행들은 해외 진출 측면에서만큼은 국내 은행과 확실히 차별화된다. 미국 20위권 안에 드는 유니온뱅크가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 자회사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본의 주요 은행들은 30%가 넘는 해외 자산을 갖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이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일본과 우리나라 간의 경제력과 외교력의 차이가 크겠으나 '성공 유전자(DNA)' 자체가 없다는 부분은 뼈 아픈 부분이다. 전은조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는 '제9회 서경금융전략포럼2015' 주제강연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의 글로벌화가 늦는 이유로 △성공을 위한 DNA의 부족 △성공을 담보할 사업모델 부재 △현지화를 위한 정보결핍 △장기간의 일관된 추진력 부족 △금융산업을 보는 전반적 시선을 꼽았다.

전 파트너는 "금융회사의 많은 임원들이 해외 사업에 대해서 '일단 시키니까 나가보는데 사업이 되겠어'라는 생각을 먼저 갖는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 나가는 자세 자체에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현지에 진출한 기업이나 교포 시장을 보고 해외에 나가는 것도 문제다. 1980년대의 일본처럼 자국 기업의 캡티브 마켓만 보고 해외에 진출하는 모델은 이미 경쟁력이 사라진 상황이다. 전 파트너는 "현지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대부분이 책상에서만 보는 것들이라는 것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금융을 공공재로 인식하는 사회의 시선도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발목 잡는 대표적 요인이다. 맥킨지가 1,000명의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은행 수익이 다소 희생되더라도 사회적 책임이 우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1%에 달했다. 금융을 수익사업이 아닌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발판으로만 인식하는 것이 국내 금융산업을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큰 장애요인이라는 것이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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