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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4월 21일] 보험사기와 홍보
입력2009-04-20 18:20:18
수정
2009.04.20 18:20:18
이우철(생명보험협회 회장)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딧세이에는 ‘사이렌(Siren)’이라는 요정 얘기가 나온다. 몸은 새이고 얼굴은 여인의 모습을 한 사이렌은 지중해의 암초와 절벽으로 이루어진 섬에서 노래를 부르며 살았다. 그 노래가 너무나 아름답고 매혹적이어서 노래를 들은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빠져 죽었다.
트로이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이렌들의 섬을 지나게 된 오디세우스는 그 노래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듣고 싶었다. 그래서 부하들은 귀를 막게 하고 자신은 돛대에 몸을 묶은 후 풀어주지 말도록 명령한다. 섬이 가까워져 사이렌들의 노래가 들리자 오디세우스는 결박을 풀도록 명령하지만 귀를 막은 선원들은 묵묵히 노를 저어 섬을 벗어나 무사하게 된다.
귀국 후 오디세우스는 사람들이 멋모르고 이 섬 근처를 지나다 빠져 죽는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당부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이렌의 노래가 어떤지 궁금하여 그 섬을 더 찾았고 더 많은 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다. 물에 빠져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한 홍보였지만 더 많은 사람이 빠져 죽게 만든 것이다.
최근 강호순 사건으로 보험사기가 국민들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벌써 강호순의 보험사기를 모방한 범죄가 있어 적발했다는 신문기사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꼭 한 가지 홍보하고 싶은 것이 있다. 보험에 관련한 모든 기록은 전산화되어 컴퓨터에 모두 저장돼 있다는 것이다. 강호순도 보험에 가입한 사실, 보험료를 납입한 사실, 보험금을 수령한 사실 등 모든 사실이 컴퓨터에 저장되어 보험사기 사실이 드러났다.
강호순의 보험범죄 시에는 해당 보험회사에만 전산기록이 보관되었지만 지금은 모든 보험계약자의 보험관련 사실이 생명보험협회에 집중 보관되어 있다. 이 집중된 보험관련 기록을 유형별로 구분하여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경우에 대해 컴퓨터가 스스로 찾아내는 프로그램도 개발되었다. 따라서 보험사기는 시기가 문제일 뿐 결국은 적발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보험사기 같은 것은 절대 시도하지 말라고 널리 홍보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동료들과 어떻게 홍보할지 논의만 하고 정작 홍보시작을 못하고 있다. 보험사기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던 사람이 “아! 살기 힘든데 그 방법 한번 써 볼까”할지 몰라서다. 마치 사이렌을 모르다가 오디세우스의 홍보를 듣고 더 많이 그 섬을 찾아 사고가 난 것처럼. 그러나 여기서 이 한마디는 다시 한번 꼭 하고 싶다. 보험관련 모든 사실은 빠짐없이 컴퓨터에 저장되어 영구히 보관된다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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