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수입 범위' 입장차 여전 美 "나이·부위제한 없애야" 韓 "불가" ■ 한미쇠고기 협상 마지막날 캐나다와 향후 협상에도 부담 클듯농림부 "수입허용 부위는 현행보다 많아질것"캐나다 "美와 같은 수준으로 개방을"… 파장 예고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을 개정하기 위해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한미 쇠고기 검역 전문가 협의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농림부는 12일 "미국산 쇠고기의 나이 제한 여부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범위, 수입허용 부위 등 새 위생조건 개정방안에 대한 상호 의견을 개진하는 선에서 1차 협상이 끝났다"며 "구체적인 위생조건은 추후 일정을 협의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나이와 부위제한 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것을 완강하게 요구하며 우리 측을 압박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미국 수출검역 부실 문제 등을 이유로 소의 나이 제한을 현행 30개월 미만으로 유지하고 뇌와 척수 등 광우병 위험물질과 사골ㆍ꼬리ㆍ내장 등의 수입은 막겠다는 입장.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수입허용 부위는 현행 기준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부위 등에 대해서는 전혀 협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1차 협상은 서로의 입장을 타진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지만 협상당국인 농림부는 쇠고기 시장의 전면개방을 요구하는 미국 측 압력과 악화된 국내 여론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끼여 있는 상태다. 여기에 미국과의 형평성을 요구해온 캐나다가 이번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은 그 자체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향후 캐나다와의 쇠고기 협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따른 파장이 예상된다. 캐나다는 지난 5월 미국과 동시에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받은 이래 미국과 동일한 시기와 조건에 쇠고기 시장을 개방할 것을 우리 정부 측에 요구해왔다.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 절차는 가축방역협의회 개최 전인 4단계 '현지 가축 위생실태 조사'를 마친 후 8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캐나다 쇠고기업계를 대변하는 캐나다우육수출협회(CBEF) 측은 "캐나다보다 2단계나 앞선 미국과의 협상 속도 차이가 이른 시일 내에 시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캐나다 정부에 전달했다"며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최소한 동일한 조건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 캐나다 정부와 업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정부는 당장 이번주 말 열리는 한ㆍ캐나다 FTA 협상에서 쇠고기 수입 재개를 요구해올 가능성이 높아 농림부는 미국과 캐나다의 개방압력에 동시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여론의 불신도 이번 협상에서 농림부의 입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중단조치를 내리자마자 미국 측의 협상 요청을 받아들여 여론의 비난을 받아왔다. 여기에 "국제적 기준상 미국산 쇠고기에 현저한 위험이 없다" "국제 관행에 맞는 수준의 쇠고기 수입은 불가피하다"는 임상규 농림부 장관의 발언은 협의 시작 전부터 우리 정부가 미국 측 논리에 휘둘리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은 "수출길이 막힌 미국과 달리 우리 측은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일본ㆍ중국 등 다른 나라와 수입조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미국과 주변국 협상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2차 협상은 미국 측 협상단이 일본ㆍ중국ㆍ싱가포르 등 아시아 협상 대상국들을 한 차례 순방한 뒤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시간 : 2007/10/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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