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 시술을 위해 명동의 모 피부과를 찾은 직장인 이모(32) 씨는 한 달간의 조사 끝에 히알루론산 필러 '퍼텍타'를 시술해 달라고 요청했다. 얼마 전 블로그를 통해 퍼펙타를 알게 된 이씨는 "가격이 좀 비싸지만 인체와 가장 유사한 히알루론산 성분이라 안전하고 오래간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며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병원에서 지정하는 필러를 거부하고 직접 정보 습득을 통해 필러를 화장품처럼 골라쓰는 소비자들이 늘자 필러 브랜드들이 공격 마케팅에 돌입했다. 과거'음지'에서 활동했던 필러 브랜드들이 올 들어 화장품 브랜드처럼 연예인 모델을 쓰거나 TV 광고전에 뛰어들고 고객들에게 데모 시술을 해주는 등 적극적인 태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칼슘 필러 래디어스는 홍수아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TV와 잡지 광고 뿐 아니라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블로그 방문 30만명 돌파를 기념해 '3D 하트이팩트' 광고 영상을 스크랩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잠재고객 대상 마케팅도 강화했다.
갈더마코리아의 국내 1위 필러 브랜드 레스틸렌도 영화배우 엄지원을 모델로 앞세워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레스틸렌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오픈데이 이벤트를 통해 데모 시술을 진행했다.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이 회사는 연말까지 데모 시술을 진행하는 오픈데이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디엔컴퍼니의 프랑스 필러 브랜드 퍼펙타는 지난달말 대웅제약 본사 내 윈카페에서 뷰티블로거들을 대상으로 김종서 성형외과 원장을 초빙해 뷰티 클래스를 열었다. 프랑스 오비라인사에서 생산됐지만 국내 및 아시아 판권은 디엔컴퍼니가 갖고 있어 한류 열풍에 힘입어 베트남 수출도 시작했다.
외국산 브랜드의 각축전 속에 국내에서는 LG생명과학이 국내 최초 필러 '이브아르'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국산 대기업 생산 제품이라는 신뢰도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지난 6월 이브아르는 탤런트 이승연을 뷰티 멘토로 선정하는 한편 지난 달에는 러시아 의사들을 초청해 '히알루론산 필러 국제포럼'을 개최하며 고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필러 시장 규모는 매년 20%씩 성장해 올해는 1,000억 원 규모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류지호 아름다운나라 명동점 원장은 "필러 시장의 성장은 빠르고 간편한 시술 및 회복이 가능하고 성형수술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 성형 대비 안전하고 자연스럽다는 장점 덕분"이라며 "최근 환자들이 시술 전 본인에게 맞는 제품 정보를 꼼꼼하게 탐색한 후 직접 시술할 브랜드를 찾는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고르게 되면서 필러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약 15개의 히알루론산 필러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고 허가 중이거나 출시 준비중인 제품도 있다"며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얼만큼 안전한 성분을 오래가게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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