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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테이프·녹취록 자택서 직접 복사

공씨 변호인, 도청물 복사과정 공개…퇴직대기때 집에 '복사실'

국정원 퇴직 당시 도청자료를 유출, X파일 사건 단초를 제공한 안기부 도청팀 `미림' 전 팀장 공운영씨는 검찰에 압수된 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 13권을 모두 자택에서 직접 복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씨 변호인 서성건 변호사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998년 면직당한 공씨의 도청자료 반출과 보관, 복사, 제 3자 전달 등의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공씨는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무렵 빼낸 도청자료를 집에 보관하다 퇴직 대기중이던 98년 11월께 자택을 아예 `복사실'로 꾸며 놓고 복사에 열중했다고 한다. 당시 테이프 내용을 일일이 다른 테이프에 옮겨담은 것은 물론 아예 복사기 한대를 구입해 녹취보고서를 복사한 뒤 이듬해인 1999년 여름 제보를 받은 국정원 직원들이 반납을 요구하자 원본을 내주고 복사본은 보관했다는 게 서 변호사의 설명이다. 공씨는 이 작업을 주변에 설명하지 않아 가족들이 "도대체 아빠가 뭘 하는 거지"하며 궁금증을 가졌다고 서 변호사는 말했다. 또 미림팀이 제작한 도청테이프 전체 분량과 관련, 서 변호사는 공씨가 반출한270개의 3배 정도인 800여개에 달한다는 공씨 주장을 전하면서 국정원 전직 직원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주장한 `8천개'설을 일축했다. 1998년 테이프 274개를 가지고 나오기 전 미림팀이 생산한 나머지 테이프들은현직에 있을 때 모두 파기했다는 공씨 주장도 서 변호사는 소개했다. 또 공씨가 미림팀장으로서 테이프를 독점관리했기에 다른 팀원이 테이프를 반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공씨의 설명이라고 서 변호사는 말했다. 서변호사는 또 공씨가 테이프를 재미교포 박인회씨에게 전달할 당시 전 국정원직원 임모씨로부터 제안을 받고 약 사흘간 고민한 뒤 테이프를 건넸으며, 바로 그다음날 테이프를 되돌려 받은 것으로 기억했다고 전했다. 공씨가 퇴직 후 국정원으로부터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온세통신 사용자유치영업을 하던 공씨는 KT가 국정원에서 독점하고 있던 전화회선 중 10%를 나눠 가진 것으로, 국정원 영업을 통해 순수하게 벌어들인 수수료는 월 3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검찰에서 그 부분을 조사받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공씨는 또 테이프를 국정원에 반납할 당시 원장이던 천용택씨와 모종의 `딜'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퇴직 후 천원장을 접촉한 적이 없다"며 부인한다고 서 변호사는 말했다. 한편 공씨는 7월26일 가족 모르게 자해를 하려고 가족에게 남한산성에 다녀오 라고 했는데 가족들이 가지 않고 집 근처에 머물다 예상보다 빨리 귀가해 신고하는 바람에 목숨을 건진 것으로 자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서변호사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차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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