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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됐지만 소비자들로서는 아직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체감하기 힘들다. 하지만 '중고폰', '장롱폰'을 재활용하기 좋아졌다는 점, 통화량이 많지 않은 가입자들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중고폰으로 요금제에 가입하면 더욱 경제적이라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우선 이동통신 3사는 지난 1일부터 중고 휴대전화로 자사 요금제에 가입해도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약정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하고 요금제에 가입해야만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른 곳에서 산 휴대전화라도 약정 계약만 맺으면 요금제와 약정 기간에 따라 최대 37%까지 할인된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의 3세대(3G) 요금제,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매월 1~2만원대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과 KT도 최대 33%의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요금 할인은 5월부터 중고 휴대전화 등으로 이통사와 약정 계약을 맺은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소급 적용된다. SK텔레콤 측은 "새로운 요금 할인 제도 도입으로 연간 약 2,500억원 규모의 요금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월 요금 1만원대의 '표준요금제' 등에 가입할 경우에는 요금할인 혜택이 없다. 또 약정기간이 끝나기 전에 서비스를 해지할 경우 가입된 요금제와 누적할인액에 따라 산정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이통사와의 약정 계약이 싫다면 KT나 CJ헬로비전, 아이즈비전 등에서 출시한 가입자식별카드(USIM) 요금제를 주목할 만하다. USIM요금제는 휴대전화에 USIM만 꽂아 쓸 수 있도록 설계된 요금제로, 기존 이통사 요금제에 비해 저렴하면서 가입비ㆍ약정기간이 없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CJ헬로비전의 USIM 요금제는 월 기본료가 6,000원이며, 음성ㆍ영상 통화는 초당 1.8원ㆍ3원, 문자메시지는 건당 20원이다. 통화량이 적은 가입자들에게 적합하다.
6월 한 달 동안 KT의 LTE 요금제에 가입하면 3만원이 충전된 USIM을 무료로 받을 수도 있다. 이 기간에 KT LTE 요금제에 새로 가입하거나 기기변경을 거친 후 오는 7월6일까지 올레닷컴(www.olleh.com) 이벤트 페이지에서 심플 충전 서비스를 신청하면 별도의 전화번호가 개통되며, 3만원이 충전된 USIM을 받아 104분 가량의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 KT 가입자들끼리는 음성통화 100분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204분이 주어지는 셈이다.
이밖에 KT는 지난 1일부터 '올레그린폰 클리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고 휴대전화를 세척ㆍ소독하고 긁힌 자국을 제거해 주며, 1회 2만원이다. 구현모 KT 본부장은 "블랙리스트 제도의 취지에 적합한 서비스로 중고 휴대전화를 경제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게 했다"며 "가계 통신비 절감과 자원 재활용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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