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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병철 선대회장 20주기 父子 경영스타일 비교 눈길 이 선대회장- '일정하게 흐르는 큰 강'이건희 회장은- '방향·범위 제한없는 바다'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왼쪽)과 이건희 회장. ‘큰강(大河) VS 큰 바다(大洋)’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20주기(11월19일)를 맞아 이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에 대한 비교분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선대회장이 삼성을 한국의 최고기업으로 성장시킨 ‘창업자’라면 이 회장은 삼성을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킨 ‘수성자’다. 삼성의 성공을 이끈 장본인들인 두 부자는 어떤 면에서는 판이한 경영철학을, 또 어떤 면에서는 판박이 같은 스타일을 드러낸다. 재계에서는 이 선대회장을 큰강에, 이 회장을 큰 바다에 비유한다. 이 선대회장은 스케일이 크면서도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강과 같은 경영철학을 보여준 반면 이 회장은 스케일이 클 뿐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방향이나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면모는 이 회장이 ‘신경영’, ‘창조경영’등 굵직굵직한 경영 화두로 재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샌드위치 위기론’등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발언을 한 데서도 나타난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임원은 “이병철 선대회장이 계열사 경영진을 부를 때는 대개 그 이유를 미리 알고 서류나 답변거리를 준비했지만 이건희 회장이 부를 때는 무엇을 물어볼 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두 회장의 다른 스타일을 전했다. 조직관리 역시 각기 다른 색깔이다. 이 선대회장은 신상필벌의 기조 속에서도 엄격한 관리와 감사를 통해 사내 비리와 부정을 퇴치하는 ‘필벌’을 강조했지만, 아들인 이 회장은 파격적인 성과급, 스톡옵션 등을 통해 칭찬효과를 극대화하는 ‘신상’을 중시한다. 이 같은 차이는 인재관에서도 나타난다. 이 선대회장은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ㆍ 의심가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지 말고 일단 맡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를 기준으로 유교적 바탕을 가진 반듯한 인재를 선호했지만, 이 회장은 ‘끼’있고 창조적인 인재를 중시한다. 그룹관리 면에서도 이 선대회장은 경영전면에 나서 열정적 활동을 펼치며 진두지휘했지만,이 회장은 주로 한남동집에 머물며 시스템과 엄격한 인사로 그룹을 관리하는 ‘은둔의 경영’을 한다. 실제 이 선대회장은 술도 마시고 대인관계가 활발했던 반면 이 회장은 포도주 외에는 술을 입에 대지 않고 대외 활동이 거의 없다. 두 사람 모두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둔 뛰어난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도 많다. 재계 관계자들이 꼽는 공통점들은 ▦최고의 제품ㆍ서비스ㆍ경영시스템 추구 ▦두터운 전문경영인층 형성 ▦비서실ㆍ전략기획실 중심의 전략 경영 ▦혹독한 후계자 교육 ▦성과중심 인사 ▦기술중시 등이다. 재계 한 간계자는 “시대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두 사람을 비교해 누가 더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이 선대회장이 국내 최고를 달성해 삼성의 초석을 닦았다면, 이 회장은 세계 최고를 향해 삼성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1/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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