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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은 판타지다. 또 대표적인 비언어극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마술사는 관객에게 판타지와 의외성을 선물하기 위해 하나하나 머리를 쥐어짜며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전세계의 모든 관객이 다 이해할만한 작품이 나온다는 게 공연계의 정설이다. 한번 성공하기 위해 수백, 수천번의 실패를 견뎌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국내 대표 매지션 이은결(사진)의 공연은 늘 주목을 받아왔다. 그가 14일부터 3월 4일까지 일정으로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더 일루션'(The Illusion,환상)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펼친다. 스펙터클한 무대효과, 대형 마술장비, 특수효과, 무대연출 등 다양한 무대기법을 통해 지난 2010년 성공을 거뒀던 같은 이름의 공연을 2012년 판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작품이다. 당시 이 공연은 마술을 무대위의 종합퍼포먼스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공연도 그의 화려한 트릭과 큰 스케일의 무대, 이색 퍼포먼스 등 이은결식 매직쇼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공연계의 평가다. 올해 공연은 뜻밖의 단촐한 무대로 반전도 시도한다. 나무 그루터기 하나, 조명 불빛, 그리고 마술사의 손만이 있는 순간도 있다. 그 끝에서 눈이 의심스러운 상상의 세계가 나온다. 마술도구 하나 없이 선보이는 '그림자 마술'은 마술은 트릭, 속임수로 만들어진다는 오해를 한 순간 깨게 만든다. 2막에 그런 내용을 많이 녹였다. 2막은 이은결이 그동안 새롭게 도전해온 그림자 마술로 꾸며지며 '아프리카의 꿈'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은결만의 장점을 극대화한 공연인 셈이다. 깔끔한 매너, 빠른 손놀림, 특유의 친화력과 카리스마 등은 공연계가 인정하는 그만의 장점이다. 2001년 일본 UGM 대회 1등, 2002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SA 챔피언십 대상, 2006 국제마술대전(FISM) 아시아인 최초 제너럴 부문 1위ㆍ라스베거스 특별상 수상, 2011년 국제마술협회 멀린상 등에서 보여지듯 그의 활동폭은 이미 세계적이기도 하다. 마술로 프로포즈를 시키는 연인이벤트, 그림자 퍼포먼스, 코믹한 마술과 마술을 극화시킨 스토리 매직은 그만의 장기다.
이은결측은 "라스베거스를 뛰어넘는 큰 스케일과 박진감 넘치는 마술공연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는 그림아래 공연을 준비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톱 클래스 수준에 올랐다는 이은결식 '일루션'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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