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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미FTA와 한국섬유산업
입력2007-05-01 16:55:40
수정
2007.05.01 16:55:40
요즘 국민들의 관심은 최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이에 따른 최대 수혜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섬유ㆍ패션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의 무역 규모가 768억달러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다. 미국과의 FTA 타결로 우리 국가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기미가 보이고 한국 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또한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는 신작 ‘미래의 물결’에서 “한국은 오는 2025년에 11대 강국 중에서도 최대 강국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미국이 폐지하는 제품 관세만큼 가격경쟁력을 얻어 저절로 수출시장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며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가 발생해 이대로 세계 최대 강국이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FTA는 개방과 경쟁이 전제된다. 한층 치열해질 경쟁을 극복하고 앞으로 전개될 환경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 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강한 기업, 강한 산업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미국과의 FTA 타결은 앞으로 유럽연합(EU)ㆍ캐나다ㆍ중국ㆍ일본 등과의 FTA 체결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시설투자가 늘고 고용이 창출되도록, 또 부단한 연구개발과 첨단기술을 가지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 정책도 기업이 강하게 탈바꿈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실행해야 할 것이다.
남보다 빨리 준비하고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섬유는 지난해에 구조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전국의 120여만명이 섬유산업이 재도약 할 수 있는 틀을 짜는 데 도와야 한다며 지지했다.
섬유는 일반 산업과 다른 구조다. 원사(실)ㆍ원단(천)ㆍ염색가공ㆍ디자인 등 어느 한 분야의 성장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견고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긴밀하게 협력하고 성장해야 가능하다. 전공정의 수직계열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 올해 초 한 경제단체가 “국내 기업 중 10년 뒤에 먹고살 수 있는 사업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 비율이 1%에 그쳤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신규 산업의 필요성을 절감(86.4%)하면서도 신사업 발굴의 어려움, 투자자금 조달 애로 등으로 실제 추진은 부진하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부존자원이 없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 세계 6위의 섬유 공급국으로 일어섰다. 미래는 준비한 자에게 열린다. 철저히 아픔을 겪고 자성하며 준비한 기업과 산업은 빈틈없이 내일을 열었다. 하지만 산만하게 준비하면 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채 미래를 맞이하며 뒤만 돌아볼 것이다.
섬유는 도약할 준비가 돼 있다. ‘섬유ㆍ패션 혁신전략 실천 방안’을 통해 무엇을 생산해서 경쟁력을 갖출 것인지,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고 또 육성해서 앞으로 먹고살 것인지, 얼마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지를 냉철하게 분석했다.
섬유는 먹고살 수 있는 산업이다. 다른 국가와 달리 원료에서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균형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120여개국에 구축된 마케팅 거점 또한 장점이다. 한 의류회사는 미국인 4명 중 1명에게 우리나라의 옷을 입히고 있고 거대 시장 중국의 젊은이들은 한국 브랜드를 최고로 꼽고 있다.
마른 펌프에 ‘마중물’을 넣고 저어주기만 하면 지하수를 끌어올리듯 경쟁력을 갖춰 외화를 획득할 수 있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고부가가치화 및 글로벌화 추진, 선진국형 섬유ㆍ패션 기반 확립 등 섬유산업 관련 전분야를 아우르는 혁신전략을 착실히 추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도록 마중물과 같은 섬유특별법이 제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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