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소통유형 구분 가운데 이건희(사진) 삼성 회장은 '영감소통형' 리더에 가깝다는 삼성의 자체평가가 11일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감소통형은 꿈과 비전을 통해 조직원과 소통하는 유형으로 삼성 측은 해석했다.
이 같은 삼성의 진단은 이날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미래형 리더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백기복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가 진행한 강의에서 비롯됐다. 백 교수는 조직구성원과의 소통방법에 따라 리더들을 ▦감성형 ▦이성형 ▦영감소통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뒤 "국내 리더들은 대체로 감성소통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마저 감성적인 소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꿈과 비전ㆍ미래를 조직원과 공유하는 영감소통은 국내에서 잘 이뤄지지 않고 이 같은 유형의 리더 비중도 적다는 것이 백 교수의 설명이다.
사장단회의가 끝난 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스타일'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백 교수의 이론을 토대로 했을 때 이 회장은 영감소통형 리더에 가깝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미래ㆍ꿈ㆍ희망을 하시는 한국형 리더는 100명 중 1명인데 이 회장은 항상 미래를 얘기하고 꿈을 얘기하며 10년 뒤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계속 고민하는 분"이라고 답했다.
또 삼성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해 '10년 내 삼성 대표 제품도 사라질 수 있다'고 한 발언이나 지난 9일 생일 만찬에서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갈 짊어질 준비된 최고경영자(CEO)'라며 부사장을 초청해 독려한 것 등도 미래지향적인 관점의 대표적인 발언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은 총선과 대선 등 '선거의 해'로 불리는 올해 첫 강의를 정치학자의 강의로 시작한 데 이어 이번주 역시 대통령 리더십 유형분석과 관련된 강의를 진행하며 올해 경영환경 주요변수에 대한 CEO들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2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2)에 참관한 뒤 몇몇 해외시장을 둘러본 후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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