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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하철공사의 인력 거품

池萬元(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서울 지하철의 1호선부터 4호선까지를 운영하는 지하철공사는 매년 적자다. 지난해의 경우 9,0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냈다. 5,000억원은 운영부채, 4,000억원은 건설비에 대한 이자다. 적자의 폭은 해마다 늘어만 간다. 나가는 돈이 100원이라면 들어오는 돈은 60원이다. 지하철공사의 인력은 약 1만1,000명. 본부에 610여명, 차량운행을 지휘하는 종합사령실에 210여명, 114개 역들에 분포돼 있는 3,250명, 차를 운전하는 승무원 약 2,050명, 차량정비 2,800명 그리고 나머지 인력은 궤도, 토목, 배수, 전기, 신호, 통신 등에 대한 유지 및 보수 인력들이다. 필자는 역무원 수와 승무원 수 5,300명에 대해서만 그 적정성을 개인적으로 관찰해봤다. 먼저 승무원 수의 적절성을 살펴봤다. 각 열차에는 맨 앞칸과 맨 뒷 칸에 승무원이 각기 한 사람씩 타고 다닌다. 결론적으로 말해 뒤에 타고 다니는 승무원 자리는 없어도 되는 자리였다. 승무원 2,050명이 1,025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 관심있는 시민이라면 열차의 맨 뒷칸 천정에 두 세 개의 모니터가 나란히 설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승차대는 휘어져 있어서 승무원의 육안으로는 승객들이 다 탔는지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역 마다 많게는 세 대의 카메라가 승차구간을 나누어 비쳐주고 있다. 맨 뒷칸에 타고 있는 승무원이 이 화면을 보고 맨 앞칸에 타고 있는 승무원에게 「출발」을 명령한다. 이 모니터 화면을 앞쪽 천정에 달아주면 앞에 타고 있는 승무원 혼자서도 충분히 안전을 체크할 수 있다. 5~8호선은 비싼 무인용 시스템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도시철도공사는 『시민들이 불안해한다』며 승무원 한 사람을 태우고 다닌다. 그러면 그 비싼 무인 시스템은 왜 샀는가? 더욱 비효율적인 것은 114개역에 분산돼 있는 3,200명의 역무원들의 일자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3,200명은 충분히 450명 정도로 축소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역에는 1호선역과 4호선역이 따로 있다. 1호선역에만 배치돼 있는 인력은 48명이다. 4명은 간부이고 나머지 44명이 4개조로 나뉜다. 1개조는 휴무이고 나머지 3개조가 하루를 나누어 근무한다. 그들은 이를 「4조 3교대」라 부른다. 1개조 11명이 하는 일은 거의가 다 표에 관련된 일들이다. 1명은 조장이고 6명은 표를 판다. 나머지 4명은 쌓여지는 표를 수거해다 재활용품 수집소에까지 가져다 주고, 동전을 세고, 장부를 적고, 게이트를 관리하고, 드물긴 하지만 선로 스위치 자동화 시스템이 고장 날 때를 대비한다. 지금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교통카드나 국민카드 특허품인 RF (RADIO FREQUENCY)카드로 차를 탄다. RF카드를 지갑속에 넣어둔채 지갑을 센서위에 슬쩍 대기만 하면 자기구좌에서 전철 사용료가 지불된다. 이는 노인권, 반액권 등 각종 할인 혜택자에게도 확대될 수 있다. 역마다 동전교환기와 자동판매기가 충분히 설치돼있다. RF카드제를 확대하면 48명의 역무원은 충분히 4명 정도로 축소될 수 있다. 자력이 약해 발생하는 승차권의 잦은 훼손 때문에 발생하는 일거리도 만만치 않다. RF카드를 사용하면 이 문제를 풀기위한 연구개발비도 쓸 필요가 없다. 업무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2인 2조 2교대로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114개 역에 4명씩만 배치하면 되는 것이다. 역무원과 승무원 5,300명이 1,500명으로 줄어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두 개의 조직에서 나타난 거품만 해도 무려 72%가 아닌가? 그런데 나머지 조직에 분산돼 있는 5,700명에 대해서는 또 얼마나 많은 인력이 절감될 수 있겠는가? 매 10개 역마다 설치된 11개의 역무사무소도 불필요하다. 본부장-이사-처장-부장-소장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조직도 과감히 슬림화해야 한다. 현장과 상황실의 사령탑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첨단 시스템에 1940년대식 피라미드형 행정조직은 너무나 비능률적이다. 간단한 관찰과정만 거쳤어도 이 엄청난 문제점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도 어쩐 일인지 대형 용역기관이 1~2억원의 과제비를 가지고 연구해 낸 결론이라는 것이 겨우 2,000명 감축안이다. 감축안의 기본 논리는 1~4호선도 5~8호선 처럼 「4조 3교대」를 「3조 2교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지하철 노조는 1~4호선 환경이 새로 짓는 5~8호선 환경보다 열악해서 근무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듯 하다. 논리가 약하니까 지하철노조의 반발도 그럴 듯 해 보인다.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108개 공기업,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297개 공기업 들에는 절약할 부분이 이렇듯 많을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효율성을 개선하려 하지는 않고 국민의 주머니로부터 해결하려 하고만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 선진국의 근로자는 맥가이버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몇가지의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몸값이 다르다. 호텔 종업원도 몇 개국어를 하느냐에 따라 몸값을 달리 받는다. 이에 비해 한국 근로자들은 능력개발에 게으르다. 선진국근로자에 비해 생산성도 떨어지면서 파업을 벌이면 나라운명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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