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오늘 투자자로부터 딱 한 통의 전화만 받았다"며 "심리적으로 기대감은 높을지 모르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PB들은 고액자산가들이 그간 빗나간 증시 전망에 실망감을 느낀 탓에 쉽사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PB 부장은 "그간 고객들이 국내와 중국 경기가 살아난다는 말만 숱하게 들어왔지만 국내 증시가 4년간 박스권에 갇히면서 '속았다'고 느끼는 고객들이 상당하다"며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는 심리가 고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도 "시장에 오랫동안 지켜본 투자자들이 최근 주가 상승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때문이 아닌 단순히 기대감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며 "3·4분기 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000선에 도달했을 때와는 달리 최근 펀드 환매에 대한 문의가 줄어드는 점은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펀드를 보유하면서 흐름에 따라 추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액자산가들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재투자하며 2,100선을 돌파하면 본격적으로 위험자산을 편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현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차장은 "자산가들이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투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당분간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던 대부분의 고객은 조기 상환된 자금을 다시 ELS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자산가들이 원금보장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투자를 통해 지키는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며 "우상향의 지수 방향성이 확인되면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고수익 상품으로 옮겨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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