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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국채(TB) 수익률이 급등해 10년물 TB 수익률이 5%를 넘어섰다. TB 금리 상승은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의 해외조달 코스트를 높이고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업인수에 나선 글로벌 사모펀드에 타격을 줘 최근 세계증시 상승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시장의 기준인 TB 10년물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6.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4%포인트 급등한 5.11%까지 올라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0.059%포인트 상승한 5.01%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도 4주 연속 오르면서 6.53%를 기록해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 TB 수익률 상승은 시장에 의해 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가 금리를 올리는 요소가 된다. 그동안 미국 경기 둔화로 FRB가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2년물 단기채권 수익률이 10년물 장기채권 수익률을 웃도는 수익률곡선 역전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 경기회복 심리가 확산되면서 수익률곡선도 정상궤도에 들어섰다. 이처럼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고 채권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은 경기호조로 EU와 일본ㆍ중국ㆍ뉴질랜드 등 전세계적으로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통화 기조가 확연히 나타나고 FRB도 경기회복을 이유로 금리동결을 유지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금리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중심으로 달러 자산을 보유했지만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장기채권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도 채권시장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월가 채권시장 분석가들은 채권 수익률 상승이 대세로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BNP파리바는 보고서에서 “미 국채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10년물 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인 5%를 상향 돌파했기 때문에 다음 타깃은 지난해 전고점인 5.25%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회사인 핌코의 빌 그로스는 향후 6개월 동안 채권시장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다소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지만 내년부터 오는 2010년까지는 금리가 완만한 속도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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