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승자로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꼽혔다. 그는 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때마다 등장해 협상의 수레바퀴를 구르게 했다. 더구나 협상 결과도 바이든이 내놓은 안에 근접했다. WP는 "국가부채상한선 협상에 이어 재정절벽 협상에서도 바이든이 중심에 있었다"며 "그는 '백악관의 핵심 자산'임이 다시 한번 입증되면서 오는 2016년 대선출마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측 협상대표였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승자로 꼽혔다. 켄터키주에서만 5선을 한 매코널이 바이든과 켄터키주 공화당 의원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한 점이 결과적으로 협상 타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WP는 "만약 그가 없었다면 협상은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패자로는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이 꼽혔다. 재정절벽 협상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독대하는 등 공화당 측 핵심 인물로 평가됐지만 지난해 12월 자신이 추진한 '플랜 B'가 당 내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자 타격을 입었다. 플랜 B는 연소득 100만달러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세 감면을 연장하는 안으로 당시 공화당 의원들은 부자증세를 요구하는 국민정서와 다르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후로 바이든은 공화당 쪽 협상주권을 매코널에게 넘겨줬다.
미 의회 전체도 패자가 됐다고 WP는 평가했다. WP는 "의원들이 지지부진한 재정절벽 협상이 나쁜 정치라는 점을 뻔히 알면서도 정치적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이번 협상을 통해 모두 사실임이 입증됐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재정절벽과 관련된 비즈니스 업계나 취재진 또한 연말휴가를 반납하고 협상 결과에만 관심을 쏟게 돼 패자가 됐다고 WP는 지적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승자와 패자 리스트에 모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WP는 "과거 부자증세만 노골적으로 주장하다 공화당의 반발을 산 오바마가 이번에는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공화당을 눌렀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월30일 라디오 주례연설에서 "경제는 정치적 자해행위로 생긴 상처를 극복할 수 없다"며 양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반면 협상을 촉구하면서도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협상을 의회에 떠넘긴 태도 등은 일국의 지도자로서 적합하지 않은 행동이었다고 WP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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