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해운업과 관광으로 잘 살았던 그리스가 30여년 만에 국가부도의 갈림길에 섰다. 주변국인 이탈리아·포르투갈도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찬란한 문화 유적과 관광자원을 물려받아 전 세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국가들이 요즘은 국제사회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잘못된 복지정책 추진과 생산 지향적인 경제구조의 부재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 7월7일은 한국 경제발전의 기폭제가 됐던 경부고속도로가 45번째 생일을 맞는 날이었다. 정부는 당시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 예산의 4분의1을 투자했다. 이 고속도로를 필두로 이제는 전국을 7×9의 바둑판으로 짠 고속도로망이 형성되고 있고 여기서 하루 평균 65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오가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거둔 생산유발 효과만 165조원, 창출된 일자리는 100만명 이상이다. 앞으로도 고속도로망은 유지관리를 잘만 해주면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의 대동맥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인프라 유산이 될 것이다.
진정한 복지는 국민이 불편함 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요체다. 이를 위해 국가는 국민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해 주체적으로 경제활동을 해나가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을 지속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에 비하면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인프라 여건을 가지고 있다. 도로 인프라 부문만 봐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 잠시 주춤하던 교통혼잡비용이 십여년 만에 두 배로 늘어 연간 30조원이나 되는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와 가뭄으로 직격탄을 맞은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 예산이 인프라 부문에 비중 있게 투입돼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절실한 국가현안 중의 하나인 일자리 창출까지 도모하는 슬기로운 국가재정사업의 집행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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