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마련 중인 ‘2006년 경제운용계획’을 보면 국민을 ‘흥분’시킬 정책들이 내년 초부터 줄줄이 예정돼 있다. 출발은 부동산대책이 맡게 된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당정회의를 통해 확정할 ‘2단계 부동산종합대책’에는 8ㆍ31 대책에 버금가는 매머드급 대책들이 다수 포함된다. 당은 제2기 부동산기획단을 발족해 활동에 들어갔으며 정부도 부처협의에 착수했다. 대책에는 분양가 인하를 위해 ▦택지개발지구 내 토지조성원가 공개 ▦분양원가 공개대상 확대 ▦후분양제 조기 시행 ▦청약제도를 실수요자 위주로 개선하는 내용 등이 담긴다. 국민임대주택 공급물량을 늘리고 근로자 주택자금 및 전세자금 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이어 내년 2월 주택 수요자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판교 분양방안을 내놓는다. 금융 부문도 내년 초 화두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우선 내년 1ㆍ4분기 중 ‘자본시장통합법(가칭)’ 시안을 마련해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증권거래법과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ㆍ선물거래법 등의 3개를 통합함과 동시에 업종간 칸막이를 제거하는 것이 골자”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의 빅뱅을 이끌 뼈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보험산업 규제개혁 방안도 관심이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근 “보험 분야의 전면적인 규제 정비를 위해 협의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황. 내년 2월 용역보고서를 받아 구체안을 마련할 방침인데 보험이 사회 안전망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다양한 장기 상품을 만들고 생ㆍ손보간 벽을 허무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 부문은 내년에도 핫이슈다. 내년 초 나올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에는 적어도 10년은 영향을 미칠 내용들이 포함된다. 납세대상자를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10~20%포인트)하는 방안,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하향 조정, 특별소비세 폐지, 에너지소비세(가칭) 등이 두루 담긴다. 정부는 이어 내년 6~7월께 저소득층 대책의 핵심인 근로소득보전세제(EITC)의 시안을 발표, 연말까지 관련 법을 국회에 제출한다. 현행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의 규정을 어떻게 바꿀지가 관건이다. 내년 경제정책의 핵심을 양극화 해소에 둔 만큼 사회 부문과 연계된 정책도 대거 나온다. 핵심은 ‘저출산ㆍ고령화 대책’이다. 정부는 당초 연말까지 관련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었는데 어차피 내년 3월 국회에 ‘저출산ㆍ고령화 기본계획’을 보고하기로 돼 있어 발표시점도 이에 맞출 참이다. 정부는 이에 앞서 노사관계 로드맵을 내년 1월 확정해 입법예고한다. 사용자의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제한과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 공익사업장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직권중재제도 폐지 등이 쟁점으로 남아 있다. 대외개방에 맞춘 대책들도 다수 등장한다. 쌀 개방에 따른 보완대책이 1월 말 발표되고 연말 확정짓지 못한 서비스업 개방 전략도 내년 초 나온다. 스크린쿼터 문제도 내년 상반기 윤곽을 드러낸다. 5월께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결과에 따른 우리 측 도하개발어젠다(DDA) 개방안이 확정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