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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민국 명장 17인 홍기환 두산인프라코어 직장

"30년 기계가공 한우물로 명장 타이틀 얻었죠"

'최고 기술자 되겠다'는 꿈 향해 묵묵히 노력한 점 인정받아 기뻐

매주 모교 찾아 후배지도에 열성

"일학습병행제, 환경조성 우선" 정책적 배려 필요성도 강조


두산인프라코어 기술본부에서 근무하는 홍기환(48·사진) 직장(職長)에게 올해는 '근심지무(根深枝茂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함)'의 의미가 담긴 남다른 해다. 기계가공 분야에서 내공을 쌓은 지 30년 만인 올해 기능인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 17인'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명장 타이틀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홍 직장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한때 기능인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지만 최고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은 버리지 않았다"며 "묵묵히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4년 두산인프라코어 전신인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굴삭기·트럭·버스 등에 탑재되는 엔진·유압밸브·펌프 등 기계가공에 줄곧 몸담아왔다. 중장비 유럽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한 유로4 디젤엔진의 핵심인 헤드를 가공하는 등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주요 엔진부품들이 홍 직장의 손을 거쳐 실제 양산됐다. 특허출원도 18건에 달한다. 1999년 기계가공기능장을 취득한 그는 굴삭기·기계차 등에 적용되는 재료·물성·전기전자·가공 등 다양한 부품 분야에서 두루 기량을 닦아 '가다 막히면 홍 직장에게 가보라'고 할 정도의 평판을 얻었다.

"자신감을 얻은 터에 2009년 명장에도 도전했어요. 하지만 고배를 마셨고 이후 6수 끝에 명장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어요. 세상에 만만한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그는 고향 충남 당진에서 올라와 인천기계공고를 졸업한 후 곧바로 입사하면서 기술인의 길로 들어섰다. 입사 초기 못 다한 공부에 대한 미련으로 직업선택에 후회를 하기도 했다. 그때 마음을 다잡은 것은 '세계 최고의 기계가공 전문가'의 꿈이었다. 뒤늦게 인하공업전문대에 진학하고 지난해 인천대 대학원에 입학해 공학도의 열정을 키우고 있다.

자기계발에 대한 열의는 후배 동료들에게 전해져 엔진팀원 9명 중 7명이 기계가공기능장을 땄다.



거의 매주 모교 인천기계공고에 들르는 일도 후배들의 꿈을 위해서다.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지도해 2010년부터 4년 연속 메달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기능경기대회 전 10개월 동안 50여차례 학교를 찾아 후배 학생들을 지도하고 연습결과를 보고 받았어요. 그렇게 직장과 학교에만 매달려 가정에 소홀했던 탓에 아내가 한동안 우울증을 겪기도 했지요."

한국폴리텍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는 그는 기술인력 양성에 열의를 보였다. 현재 회사의 기술직 직무역량 시스템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실무형 인재활용을 목표로 정부가 추진하는 일학습병행제를 위해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현장업무를 익힐 수 있는 환경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능력 있는 기능인들이 기술경쟁력이 절실한 중소기업에 많이 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뛰어난 기술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는 기업,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줘야 한다"며 "조만간 사내 용접·조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 명장 2, 3호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홍 직장은 악기 지도 강사인 아내와 함께 20년 넘게 지역 요들송클럽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클럽은 정기적으로 노인복지관·보육원 등에서 공연한다. 그는 "긍정과 열정은 자신을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이라며 후배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빠르게 판단하고 그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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