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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6월 12일] 일방통행은 이제 그만

서울광장이 또 한바탕 심한 몸살을 앓았다. ‘6월 항쟁 계승 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큰 충돌이나 불상사 없이 무사히 끝났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에 이미 심각한 화상을 경험했던 정부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당연히 이번 촛불이 어디로 얼마나 번질지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레 겁먹고 서울광장 봉쇄에 나섰다 결국 물러선 경찰의 심정도 십분 이해된다. 지난해 쇠고기 파동 촛불과 이번 6ㆍ10 항쟁 촛불은 비록 점화 형식은 다르지만 촛불 속에 타오르는 내용은 동일하다. 대통령과 진정한 소통 원해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 식 국정운영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 10명 가운데 8명은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 식 국정운영에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 정부의 오만함과 밀어붙이기 식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달리 청와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고 애써 외면하려는 모습은 더 큰 문제다. 특히 청와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투쟁의 추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분석, 지금의 자세를 계속 유지한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주장에 또다시 귀를 막고 일방통행을 고집할 경우 이 같은 촛불은 집권 기간 내내 타오를 게 분명하다. 오는 13일 효순ㆍ미선양 추모집회, 15일 남북선언 9주년 기념식 등 민감한 행사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물론 지금 반정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이고 동의하기는 어렵다. 법과 원칙을 어기면서도 내가 하면 뭐든지 민주며 합법이고 네가 하는 것은 모두 다 탄압에다 독재라는 이율배반적 태도는 위선과 기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무조건 틀어 막아서는 곤란하다.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공간을 열어주는 대신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확실히 치르도록 하면 된다. 이들의 주장과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은 어차피 국민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다. 행위에 따른 책임을 확실하게 져야 하며 법과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꼭 이뤄져야 한다. 사실 대다수 국민들은 야당과 반 정부 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MB 정부의 악법등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최근에 만난 정치권 인사는 MB악법이니 한나라당의 쇄신안이니 이런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다. 심지어 당원들조차도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혼란과 분열은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매파들의 국정 농단에 대한 불만이 큰 만큼 이를 해소하는 게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사정이 이런대도 청와대가 계속 4차원 세계에서 지내겠다면 곤란하다. 한나라당이 쇄신의 명분으로 내건 박희태 대표의 퇴진이 이번 사태를 치유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처방전이 아니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무관의 대표인 박희태를 내친다고 국면이 전환된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눈 가리고 아웅’도 아니고 한나라당으로서는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셈이다. 감동의 정치가 필요한 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의 진정성과 쌍방향 소통이며 인적쇄신을 통한 감동의 정치다. 감동의 정치가 필요한 때다. 대통령이 당당하게 나서 ‘광장은 내가 만든 것이고 이 광장은 국민 여러분들의 것이다. 여러분들이 이 광장에 모여 자신들의 주장과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활짝 열어 놓겠다. 그러나 지켜줘야 할 것은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고 나서서 한마디만 한다면 국민들은 감동 받을 게 분명하다. 국민들의 거대담론 보다는 사소한 것에서 감동 받기 마련이다. 감동이란 것은 치밀한 준비나 계획에 의한 것이기 보다는 일상의 무료함을 벗어나는 의외성에서 나올 때가 많다. 감동을 줄 때 추락하고 있는 지지율은 당연히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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