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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정책에도 역행하는 은행의 체크카드 홀대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이용 고객을 홀대하는 시중은행의 관행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21일자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때 신용카드 이용자에게는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반면 체크카드 이용자에게는 0.1%포인트만 제공해 차이가 0.2%포인트에 달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0.1%포인트나 차이가 있다. 신용대출에서도 차별 관행은 여전하다. 이들 은행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이용자에 대한 우대금리에 같은 차이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예금상품에도 차이를 둬 '행복나눔적금'의 경우 신용카드 이용자에게만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이들이 체크카드 이용자를 홀대하는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신용카드는 이용자가 쓸 때마다 꼬박꼬박 결제금액의 2%를 가맹점 수수료로 받지만 체크카드는 수수료가 절반에 불과하다. 체크카드는 연회비도 받지 못하고 무엇보다 짭짤한 카드론 수익을 챙길 수 없다. 문제는 눈앞의 이익만 중시하는 은행의 이 같은 행동이 고객을 빚에 둔감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0.1%의 금리차에 수십만원이 왔다 갔다 하니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을 고객이 어디 있겠는가. 고객은 은행에 돈을 넣어놓고 있는 만큼만 체크카드로 쓰고 싶어도 은행이 자꾸 신용카드를 쓰라고 부추기니 결국 빚을 조장하는 셈이다.

가계빚은 어느덧 1,0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정부는 그동안 가계빚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을 우려해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고자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낮추고 체크카드 공제율은 높이는 등 가계빚 축소 노력을 기울여왔다. 은행의 상술은 이런 정부 정책방향과도 크게 어긋난다. 정부는 그동안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서비스를 차별하면 카드업 인가를 거둬들이겠다"며 국민에게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도 금융업계는 소비자 혜택이나 정부 정책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계산법에만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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