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가두점 영업을 하던 롯데하이마트는 마트 내 '숍인숍'형태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게 됐다. 또 롯데마트는 가전 대신 식품과 생활용품 등 일반 유통 시장에 사업 역량을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 구로점과 잠실점의 디지털파크가 이르면 상반기 중에 롯데하이마트로 간판을 교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우선 2개 매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점차적으로 나머지 전국 13개 디지털파크 매장도 롯데하이마트에 합칠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10월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한 지 10개월여만에 두 조직이 화학적 통합에 나서는 것이다.
양사의 합병 움직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부터 예견돼 왔던 일"이라면서 "롯데의 유통파워를 더한 하이마트가 더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미'롯데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1ㆍ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7% 늘어난 7,287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으로 유통업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순이익이다. 이 기간 롯데하이마트의 순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보다 65.6%나 증가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에 인수된 이후 하이마트의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3단계나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
완전 통합 후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도 크다.
우선 점포 출점 전략을 가두점과 마트 내 숍인숍 등 투트랙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비용 부담으로 출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가 새 점포 개설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가두점과 달리 숍인숍 방식은 시설투자비가 별도로 들지 않아 출점 비용 부담이 적다. 롯데하이마트의 신규출점에 따른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매년 600억원에 달했다. 대형마트의 집객 효과는 덤이다.
해외 매장이 많은 롯데마트를 활용할 경우 해외 진출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국내에서 마트 내 점포 운영의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해외에서도 사업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마트는 중국 105개, 인도네시아 32개, 베트남 4개 등 총 141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롯데에 인수되기 전인 2011년 한병희 대표를 중심으로 진출을 모색했던 곳이라 해외 진출 1호 매장이 탄생할 국가로 점쳐진다.
롯데하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은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시장 개척이 그리 쉽지는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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