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전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불편한 진실'의 저자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후속작인 '우리의 선택'을 들고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전작은 끔찍한 환경재앙을 경고하며 많은 논란을 일으켰고 국내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은 공격만 있지 환경재앙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저자 스스로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정하고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오래도록 고민해왔었다. 수년 간에 걸친 연구와 토론의 결과물이 이번 책에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저자는 환경보전과 경제발전이라는 두 축이 양립할 수 없다는 기존의 이론을 부정하면서 글을 시작한다. 환경 대 발전이라는 이분법은 산업사회에서나 통하던 이분법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지구를 살리는 동시에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신 성장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보전을 통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분야로 저자는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꼽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식음료 업체인 프리토레이가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자리잡은 이 업체는 펩시콜라의 자회사로 몇 해전 4개의 공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췄다. 거액의 시설 비용을 들인데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곳 공장에서 2006~2007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무려 5만톤 이상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년 이내에 매립 폐기물을 1% 이하로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놀라운 성과에 힘입어 프리토레이 공장은 캘리포니아 내에서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풍력 발전에 대한 기대도 대단히 높다. 저자는 "풍력 발전을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재생 에너지"라며 "석탄ㆍ가스 화력 발전, 원자력 발전 용량의 전체 증가량을 합산해도 풍력 발전 용량의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또한 전력의 효율성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스마트 그리드'도 이산화탄소의 양을 크게 줄이는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원자력 발전이 이상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기업들의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가령 1억달러의 자본을 투입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해도 공사 기간과 상황에 따라서 건설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한국과 프랑스와 같은 원자력 성공사례는 일반 기업체가 아닌 국영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불편한 진실'에서와 달리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행동'만으로는 궁극적으로 지구를 지킬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가적인 그리고 전지구적인 차원'에서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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