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드라마가 아닐까요. 채널마다 한국의 인기 드라마가 2, 3편씩 방영되고 인터넷에는 한국에서 방송된 드라마가 2시간 만에 중국어 자막과 함께 업로드됩니다. 이를 통해 한국인들의 일상이 공유되고 '한국풍(韓國風)' 상품이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중국 학생들에게 가장 유학을 가고 싶은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중국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의류와 잡화에 환호하고 드라마 속의 풍경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 합니다. 중국 백화점의 매출 1위는 한국의 의류 브랜드가 차지한 지 오래입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음식점은 우리 입맛에는 어딘가 부족하지만 늘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심지어 시내 곳곳의 마트에서는 한국산 우유까지 살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풍의 인기가 카페·베이커리·분식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카페 프랜차이즈는 지난 1년 사이 난징 시내의 주요 쇼핑몰을 중심으로 10개의 점포를 열었습니다. 시내의 지하철 역사에선 갓 말은 김밥을 팔기도 합니다.
난징 젊은이들이 애용하는 소셜 미디어에서 상당한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즉석 떡볶이집은 우리 대학가의 분식점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양새입니다. 소스 개발부터 직원 교육, 매장 운영까지 직접 도맡는 30대 초반의 한국인 점장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리를 잡았는데요. 중국어를 잘 모르지만 직접 서빙하며 손님들을 상대한 것이 오히려 유명세의 요인인 것 같다고 합니다.
물론 유행은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문화 콘텐츠의 인기에 편승해서 쉽게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다가는 큰코 다치기 십상입니다. 어마어마한 투자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사람·제도와 관련된 차이점과 리스크 등의 장애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한국풍에 대한 선호가 강하고 한국적인 것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는 때입니다. 실패도 학습비용으로 생각하고 감내할 수 있는 용기와 좋은 아이디어는 중국에서의 성공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고상영 난징무역관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