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사진) 한나라당 서민특위 위원장의 정책대안들이 여권의 '공정 사회' 드라이브로 탄력을 받고 있다. 그동안 당내에서 늘 소수자 취급을 받아왔던 홍 위원장의 정치적 발언과 정책제안이 보수당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대세에 눌렸던 적이 많았던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자유주의적 시장경제는 일방적으로 힘 있고 가진 자들만 이익을 독점하고 배 불리는 구조"라는 그의 '사회적 시장경제' 주장이 뜻밖에 현실화하는 셈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1일 의견을 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금융거래정보요구권 일몰시한 연장도 홍 위원장이 입법을 추진해온 법안의 내용이다. 이 법안은 공정위의 대표적인 대기업 통제수단으로 꼽히는 권한이다. 은행연합회가 최근 당 서민특위와 잠정 합의한 영업이익 10% 서민 대출도 홍 위원장이 주장해온 방안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나 정책위 측에서는 '외국 투자가 줄어든다'며 이상론으로 치부했지만 오히려 당사자인 은행연합회 측에서 자율적으로 하겠다며 수용했다. 금융권과 당내에서는 홍 위원장의 주장이 청와대 경제참모 사이에서 공감을 얻는 기류를 은행연합회 쪽에서 감지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앞서 홍 위원장이 추진했던 '반값 아파트' 공급과 관련한 정책도 우여곡절 끝에 입법에 성공했다. 다만 홍 위원장이 강력하게 제시한 중소기업 납품가 원가 연동제는 지난 9월30일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 대책'에서 채택되지 않았다. 소득별 대학등록금 차등제 등도 당내에서 별다른 논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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