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지난 2003년 이후 3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졌다. 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 등으로 채산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4곳 중 1곳은 물건을 팔아봤자 손해를 보는 적자기업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일 1,525개 상장ㆍ등록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ㆍ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1.6%포인트나 떨어진 6.8%에 그쳤다. 이는 1,000원어치를 팔아 고작 68원을 남겼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1ㆍ4분기를 기준으로 할 때 한은이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분기의 9.0% 이후 가장 나빴다. 제조업체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돼 2003년 1ㆍ4분기 8.8%에서 지난해 7.9%로 떨어지더니 올 1ㆍ4분기에는 5.9%까지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률에서 지분법 평가손익 등을 감안한 경상이익률도 전체 기업 기준으로 지난해 1ㆍ4분기 10.2%에서 8.5%로 내려앉았으며 제조업만 놓고 보면 9.8%에서 올 1ㆍ4분기에는 7.7%로 급감했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경상이익률로 본 적자업체의 비중은 26.8%에 달해 4곳 중 1곳은 출혈생산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 중 내수기업의 경상이익률은 지난해 1ㆍ4분기 13.4%에 달했으나 올 1ㆍ4분기에는 8.6%로 무려 4.8%포인트나 급락했다. 반면 수출기업의 경상이익률은 환율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 등 경영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7.4%에서 7.1%로 소폭 하락하는 선에 그쳤다. 송윤정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이 수익성 하락을 이끌었으며 여기에 중국 업체의 과잉공급 영향을 받은 철강 업종의 부진도 큰몫을 했다”며 “2ㆍ4분기 이후에도 좋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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