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개정 소득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중저소득층이 올해부터 연금저축에 가입하면 연말정산 시 지난해보다 두 배의 세금 환급분을 챙길 수 있다. 세액공제로 세금도 두 배로 돌려받고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연금 준비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인 상품이 바로 연금저축이다.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세금 환급 비율이 높던 소득공제 방식에서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가입 금액의 12%를 환급해주는 일률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득 과세 표준이 1,200만원 이하로 기존에 6%의 세금 환급을 받던 근로자들은 두 배인 12%를 환급받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같은 혜택을 받는 근로자는 세전 연봉이 대략 3,500만원 이하 그룹들로 전체 근로자의 59.1%인 900여만명에 이른다. 연간 최대 금액인 400만원을 가입할 경우 기존에는 연말에 24만원을 돌려받았지만 올해부터는 48만원을 환급받는다.
하지만 보험사가 파는 연금저축보험은 회사마다 수수료가 천차만별인 데다 인터넷 상품의 경우 수수료가 최대 5%포인트 안팎이나 저렴해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수료가 저렴할수록 똑같은 보험료를 내고도 만기에 지급받는 연금이 많아진다. 연금저축은 연간 최대 40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최소 가입 기간은 10년이다.
◇보험사마다 수수료 천차만별=연금저축보험은 국민 노후 대비를 유도하기 위해 국가가 세제 혜택을 주는 대표 상품이기 때문에 대부분 보험사가 안정성 제고를 위해 국채 등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한다. 이러다 보니 은행 금리에 해당하는 공시이율도 현재 3.8% 안팎으로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보험료에 녹아 있는 수수료는 천차만별이다. 보험사는 마케팅 등 사업비 명목으로 매달 내는 보험료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떼간다. 이 수수료가 저렴할수록 실제 적립되는 보험료가 많아져 만기 시에 받게 되는 연금액이 많아지는 구조다. 교보생명의 교보연금과 알리안츠의 나이스플랜연금은 수수료가 각각 8.45%, 8.18%로 높은 편이다. 반면 흥국생명의 뉴그린필드연금과 신한생명의 신한참연금은 각각 6.14%, 6.23%로 교보와 알리안츠와 비교해 2%포인트 정도씩 차이가 난다. 삼성생명의 골드연금은 7.64%, 한화생명의 연금저축하이드림은 7.21%로 중간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연금저축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 원리금이 보장된다. 무조건 대형사 상품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장기 상품인 만큼 수수료를 꼼꼼히 따져 실속 있는 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인터넷, 이전용 보험은 최고 5%포인트 저렴=인터넷으로 연금저축에 가입할 경우에 설계사를 통한 대면 가입보다 수수료가 최고 3%포인트나 저렴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상품은 설계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하다"고 말했다. 설계사를 통한 대면 가입 상품은 최고 8%의 수수료를 받는 반면 신한생명의 스마트인터넷연금은 수수료가 5.07%에 불과하다. IBK연금보험의 인터넷 보험인 IBK한아름연금은 5.27%다. 대면 상품은 불입한 보험료의 적립금이 원금에 도달하는 기간이 7년 정도 소요되지만 인터넷 보험은 수수료가 저렴해 3년이면 도달한다.
공인인증서만 설치돼 있으면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해당 보험사 사이트에서 보험료, 납입 기간, 자동이체 계좌 등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연금저축에 가입할 수 있다.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이나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한 사람이 보험사의 연금보험 상품으로 갈아탈 경우에는 수수료가 저렴한 이전용 연금저축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당국은 보험·은행 등 업권 간 상품 경쟁 유도와 소비자 편의를 위해 연금저축상품을 타 업권이나 타 회사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이전용 보험상품을 만들도록 했고 현재 삼성·교보·신한생명이 이 상품을 팔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낮아 시쳇말로 돈이 안되기 때문에 이들 이전용 보험상품을 홍보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수수료로 갈아탈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이전용 보험상품인 신한생명의 신한알찬연금과 IBK연금보험의 웰컴투IBK연금은 수수료가 각각 4.00%와 3.83%로 저렴하다. 최고 8%대인 일반 연금저축상품보다 수수료가 무려 5%포인트 안팎이나 저렴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