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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25일] 또 정치에 발목 잡힌 부동산정책

"주택정책과 제도는 하나의 과학인데 도대체 언제까지 정치 논리에 끌려가야 하는지 참 답답합니다."(민간연구소의 한 연구원)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왔던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폐지안이 또 다시 국회에 발목이 잡혔다. 정부는 당초 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고 다음달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3일 열린 국토해양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해 물거품이 됐다. 정치권이 주장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할 경우 분양가 상승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에 대한 우려보다는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선거가 직접적인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할 경우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되면서 오는 29일 열릴 재보궐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한 민간 연구소의 연구원은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부동산정책이 자꾸 정치화되다 보니 시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나 정치권이 부동산대책에 혼선을 보인 것은 이번 뿐이 아니다.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가 그랬고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문제도 정치권 논쟁으로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도 분양가가 눈에 띄게 올라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미분양 처리에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분양가를 높여 스스로 위험을 자초할 업체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한제를 유지할 경우 '공급 감소→가격 상승'에 따른 폐해가 더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일년 중 3분의1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대형 업체들조차 분양을 꺼리면서 올해 1ㆍ4분기 공급물량은 1만3,700여가구로 2003년 이후 분기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 이해에 따라 부동산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시장의 불신이 커져 회복 기미를 보이는 부동산시장이 다시 긴 침체 속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 이상 죽어 있는 시장을 살리지는 못할 망정 간신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시장을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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