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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곡물시장 패권'도 흔들

케언스그룹, 미국 낙농업 보조금 지급 비난<br>러시아 '곡물 OPEC' 창설 제안 지배력 강화 나서



미국의 '곡물시장 패권'에도 실금이 가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8일 호주ㆍ캐나다ㆍ브라질ㆍ인도네시아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9개 곡물 수출국으로 구성된 케언스 그룹이 9일까지 사흘 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연례 회담을 열고 "(곡물시장에 횡행하는) 선진국들의 보조금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하라운드를 조기에 재개해야 한다"는 선언서(초안)를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케언스 그룹 회원국들은 최근 미국이 유럽에 이어 낙농업 부문에도 보조금을 지급키로 한 것에 대해 "세계 곡물시장을 왜곡시키는 것은 물론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개발도상에 있는 국가의 가난한 농업인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회담 의장국인 호주의 사이먼 크레언 무역장관은 "미국과 유럽이 부과한 낙농업 보조금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합법이지만 도하라운드가 도출될 경우 법적 효력을 잃게 된다"며 "이것이 우리가 왜 도하 라운드를 결론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모범적인 해답"이라고 말했다. 곡물 패권을 향한 러시아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는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에 이은 세계 4위 곡물 수출국. 전세계 경작지의 10%를 보유한 러시아는 지난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1회 '세계곡물포럼'을 주최하며 곡물 시장에서의 위상을 드러냈다. 이 회의는 지난해 7월 개최된 주요8개국(G8)정상회담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제안함에 따라 빛을 보게 됐다. 이 자리에서 러시아는 흑해 연안국 들을 주축으로 한 곡물수출국기구인 '곡물 OPEC(가칭)' 창설을 제안, 곡물시장에서의 지배력 강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현재 러시아의 구상에 동조하는 국가는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이 밖에 CIS(독립국가 연합)등이 러시아의 곡물OPEC 구상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19개 곡물수출국으로 구성된 '케언스 그룹'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흑해 연안국을 묶어가고 있는 '곡물 OPEC'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상당히 불쾌해 하는 모습이다. 마이클 미치너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장은 러시아의 곡물OPEC 구축 움직임에 대해 "자유무역에 저해되는 국제적인 카르텔을 결성하려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이 같은 구상을 고집할 경우 (연내 목표로 추진중인) WTO 가입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반격했다. 한편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도하라운드는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4차 각료회의에서 출발한 다자간 무역협상으로, 약소국 농업 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 조건을 둘러싸고 미국과 인도의 의견 차가 벌어지며 결국 결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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